Jeongjin Oh 🖖 Live Lazy And Programming

나의 노트북 연대기

지난번 날려먹었던 노트북 연대기를 다시 한 번 작성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최근에 새롭게 노트북을 들여오게 되어버린 것이 계기가 되었다. 아니 무슨 산지 얼마나 되었다고 노트북을 또 샀어?라고 말한다면, 정확히는 산 것이 아니고 받은 것이다. 공짜는 아니지만… 거의 공짜! :) 그에 대한 이야기는 한 두 달 더 써보고 사용기에서 언급을 해보도록 하겠다.

일단 기억이 나는대로 써보긴 하겠지만 몇몇 누락된 것도 있을 것이다. 순서는 시간순으로 작성을 해보겠다.


1. Lenovo ThinkPad T60

내가 처음 노트북을 쓴 것은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7년 1월, 정보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집은 물론이고 학교/학원 등에서도 코딩을 했어야 한 관계로 외삼촌의 도움을 받아서 Lenovo ThinkPad T60을 사게 되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노트북을 항상 갖고 싶다고 생각해서 부모님을 조르기도 했지만 상당히 비싼 물건이었던지라 함부로 구매를 할 순 없던 물건이었다. 결국 정말 필요하게 되었을 때 구매하게 되었다.

T60을 처음 받을 당시에 찍었던 사진

T60과는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사용했다. 2007년 1월에 받아서 2010년 4월까진 쓴 것이다. 내가 소유했던 노트북 중에서 가장 오래썼던 제품이다.

2. ASUS EEE PC 901

노트북은 아니고 넷북이었지만, 군대가기 전에는 서브 노트북으로, 전역 전까지는 메인 노트북으로 활약했다. 군대에 갈 즈음에 T60이 퍼지기 시작해서 더 이상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에 전역 후에 새로운 노트북을 마련할 때까지 이 노트북에 Ubuntu를 깔아서 사용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넷북 eee 901

스펙은 한참 부족했지만, 어차피 군대에서 휴가 나와있는 동안에 많은 것을 할 수는 없었던지라 적당히 만족해하면서 썼다. 구입은 2008년 7~8월 즈음에 했으니 전역 전(2011년 12월)까지 거의 3년을 사용했다. 참고로 901은 첫 알바비로 샀다. 어찌보면 기념비적인(?) 녀석이다. 이걸 사려고 알바를 했으니 (…)

3. MSI X460DX i5-Fantasia S2

누나에게 전역 선물로 강요(?)해서 2011년 12월 말 즈음에 받은 노트북이다. 구입 당시엔 꽤 괜찮은 사양으로 구성을 했고, 나도 만족해하면서 사용했다. 이 노트북으로 2012 글로벌 게임제작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타게 된 DigiDigi를 만들었다.

학생 시절 황금기(?)를 함께했던 X460DX

2011년 12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사용했다. 1년 여 동안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4. Apple MacBook Air 13” (2011)

2012년 12월, 삼성소프트웨어멤버십에 합격하게 되면서 3달동안 합숙을 하게 되었는데, 이전에 X460DX로 VM에 Mac을 깔아가면서 개발했던게 워낙 서러워서 (…) 중고로 싸게 올라온 매물을 사게 되었다. 기존에 쓰던 MSI는 중고로운 평화나라에 팔았다. 이 노트북으로 멤버십에서의 창의과제를 진행했고, 좋은 파트너였다. 다만 대학 수업 시간에 이녀석으로 필기나 코딩을 하다가 갑자기 팬이 막 돌아서 민망했던 적이 더러 있었다.

멤버십의 절반을 함께 했던 MacBook Air

2012년 1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사용했다. 생애 첫 Mac에 대한 기억은 좋게 시작했다.

5. Lenovo ThinkPad S230u Twist

한창 멤버십 활동을 하던 2013년, 진행 중이던 창의 과제에서 모바일 게임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어드벤처 생존 게임이었는데, 게임 특성상 양손으로 조작해야 해서 멀티 터치가 필수였다. 당시 게발을 cocos2d-x로 하고 있었는데 이게 키보드 입력을 기본적으로 지원하지 않아서 컴퓨터에서 테스트하기가 난해했고, 마침 노트북에 터치 디스플레이가 한창 보급이 되던 시기라서 눈독을 들이게 되었다.

멤버십의 끝을 함께 했던 Twist

모니터가 스위블이 되는 모델이었고, TP를 달고 나온 녀석이었기에 신뢰를 하며 샀고, 내 나름대로는 가격대로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i3으로 산게 신의 한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배터리가 괴멸적으로 짧았던지라 i5나 i7모델이었으면 1시간 정도 가지 않았을까 싶다. 당시 개발하던 게임 프로젝트가 7분 정도의 빌드 타임을 기록했다 (…) 참고로 당시 데스크탑 i7 아이비브릿지에서는 1분 30초가 걸렸다.

6. Samsung ATIV Book 9 Lite

2013년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Windows UCrew라는 서포터즈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설문 조사용 기기로 보급해줬던 것 중 하나이다.

Windows UCrew 6기 활동의 전반부를 함께한 ATIV Book 9 Lite

500명 분의 설문을 받으면 보급받은 기기를 주는 파격적(?)인 행사였는데, 쓰다보니 기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대충대충 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은…

7. Samsung ATIV Tab 3

이 녀석을 보급받았던 다른 서포터즈와 맞교환하여 후반부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것도 Wacom이 적용된 패널인 걸 빼고는 기대 이하였다. 결국 서포터즈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

UCrew 후반부를 함께한 ATIV Tab 3

UCrew 활동을 하면서 삼성 노트북을 처음 써봤는데, 역시 돈 주고 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히 박히게 되었다.

8. Microsoft Surface Pro

UCrew 활동이 끝나서 ATIV를 반납하고 계속 TP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Surface Pro가 드디어 한국에 출시를 하게 되었는데, 타입 커버를 포함해서 89만원에 팔고 있어서 하드웨어 명가 Microsoft의 태블릿 컴퓨터는 어떨지 기대하며 구입했다.

첫 인상은 매우 좋았던 Surface Pro

전체적으로 무난했고, 마감도 뛰어났다. 마치 비켜! 내가 태블릿 PC를 어떻게 만드나 보여줄게!하는 것 같은 포스의 기기였다. 타이핑 커버의 터치패드가 에러였지만 1세대의 흠이라고 생각하며 쓰는게 속이 편했다.

9. Microsoft Surface Pro 3

악몽.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것일까? Surface Pro 1을 만족해하면서 썼던 나는 Pro 3이 정발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존에 쓰던 Pro 1을 누나에게 기증(?)하고 정발 첫 날에 바로 구입하여 사용했다. 이 녀석으로 내 졸업 작품까지 함께 했는데… 졸업 작품 만들면서도 이미 하자가 있던 기기였다. SD Card 인식 불량, 쿨링 이상, 블루 스크린 등등… 그래서 한번 교품을 받았다. 교품받은 후에는 잘 썼다.

Nightmare

생각해보면 이 녀석을 최근에 샀던 제품 중에서는 가장 오래 썼다. 2014년 8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사용했으니. 어쨌든 MacBook Air를 사기 위해서 이 녀석을 아는 동생에게 팔기로 해서 초기화를 하는데, 벽돌이 되버리는 바람에 (…) A/S를 보냈다. 그런데 그게 A/S 기간이 2일이 지나서 유상 처리가 되었다는 것. 다시 되짚어보니 빡쳐서 그냥 링크로 대체하겠다. 이 사건을 계기로 Microsoft의 하드웨어는 쳐다도 보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키보드가 Microsoft Ergonomic Keyboard Surface Edition이다 (…)

10. Apple MacBook Air 11” (2014)

첫 직장을 다니며 생각보다 밖에서 코딩할 일이 적어졌고, 간간히 iOS 개발이나 해보자고 생각하여 MacBook Air를 아는 형님에게 인수했다.

마지막 MacBook Air

하지만 그 역할은 그리 크진 않았다. 인수 후, MacBook을 사용한 날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6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사용했다.

11. Lenovo Yoga Tablet 2 with Windows

이제는 언제 샀었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태블릿 PC이다. 아마 여름 즈음에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걸 샀었나...?

첫 직장 재직 시절에 장난감(?) 용도로 샀던 기억은 나지만, 시기가 불명확해서 이 때쯤이라고 생각해서 올려두었다. Anypen 기능이 탑재되어있어서 신기해서 샀지만 결국 얼마 못쓰고 누군가에게 팔았는지 어쨌는지 조차도 기억이 없다 (…)

12. Apple MacBook 12” (2016)

굉장히 얇은 두께와 가벼움. 그리고 이쁘기까지… 가격을 보고 헉! 했지만 이미 꽂혀버린 마음은 어찌할 수 없었다. 질렀다.

그러나 이쁜 쓰레기일줄이야...

2016년 9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사용했다. 팬리스 구조의 특성상 소음은 전혀 없지만, 발열 제어가 되지 않아서 잦은 쓰로틀링에 시달렸다. 오죽하면 서큘레이터 위에 올려두고 썼을까 (…)

13. Razer Blade Stealth (2016)

이전부터 Razer 브랜드에 관심이 있었지만, 가성비와는 동떨어진 느낌이라 눈만 흘깃했으나 다음 세대 런칭 기념(?)으로 싸게 파는 걸 사고 말았다.

1세대는 거르는게 맞는 것 같다

2017년 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사용했다. 이 녀석은 외관 하나는 깜북이가 연상될 정도로 굉장히 매력적이었으나, 받자마자 배터리 불량으로 곤혹을 치뤘고 발열 제어가 안되느니만 못한 쿨링 시스템에 학을 떼고 그 해 생일 선물을 핑계로 갈아타는 계기가 되었다 (…)

14. Apple MacBook Pro 13” (2017)

왜 달았을지 모를 터치바를 달고 나온 새로운 MacBook을 나의 생일 선물로 정하고 일시불로 질러버렸다 (…)

그래도 가장 만족했던 Mac

우려했던 터치바는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발열 제어가 조금 아쉬웠지만 제 성능을 충분히 발휘했다. 힘들었던 일본 생활에서의 유일한(?) 낙이었다.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사용했다.

15. Dell XPS 13 9370

Intel 8세대 CPU가 달려 나온 XPS는 마침 Windows PC가 필요했던 나에게 굉장히 큰 메리트였다.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다시 일하게 되면서 겸사겸사 같이 정리하게 되었다 (…)

13" 4k 인걸 제외하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9370

Windows계의 MacBook이라는 찬사(?)는 허언이 아니었다. 이제까지 썼던 Windows Laptop 중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팔방미인이라는 단어에 가장 부합하는 기기였다. 2018년 2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사용했다. 만족도에 비해 사용 기간이 짧은데, 이 사연(?)은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16. Dell XPS 15 9570

베젤리스 15인치 화면에서 오는 광활함은 작업하는데 있어 굉장히 큰 메리트였다. 게다가 9370보다 성능이 더 좋아져서 더욱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짧았지만 큰 인상을 심어준 9570

이 기기도 만족하면서 썼는데, 뜻하지 않은 기회로 산지 한 달이 조금 넘긴 후 바꾸게 되었다 (…) 2018년 6월부터 2018년 7월까지 썼다.

17. Lenovo ThinkPad T480

이 녀석이 이번에 뜻하지 않은 기회로 받은 노트북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포스팅 하겠다. 2018년 7월 20일부터 현재까지 잘 쓰고 있다.

어서와 T480!

번외. LG Gram 13” (2014)

Z사에 다닐 때 커뮤니케이션 디바이스의 명목으로 전 사원에게 지급되었던 노트북이다. 2015년까지는 LG Gram을 지급받았고, 2016년 이후로는 Lenovo의 IdeaPad를 줬던 걸로 기억한다. 가벼워서 좋기는 했지만 특유의 경박(?)한 키감과 발열, 영 좋지 못한 내구성 등을 쓰면서 체험해서 썩 좋은 기억은 없다. 그래도 처음 지급받았을 때 사진을 찍었을 법 한데 하나도 남지 않은 것 보면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었던 것 같다 (…)

겨우 찾은 사진 1장

겨우 사진을 1장 찾았는데, 그마저도 쩌리다 (…) 2015년 2월부터 2017년 6월까지 회사에서 썼다.


막상 이렇게 쭈욱 써보니 내가 미치지 않고서야 이렇게 많은 노트북을 샀나 싶었다 (…) 약 11년 동안 18대의 노트북을 썼다니… 1년에 1.6대씩 사용한 셈이다. 사실 저 중에서 4~5개 정도는 내 돈으로 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이 평생 써볼 노트북보다 더 많은 노트북을 쓴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예전에는 금전적인 여유가 별로 없어서 최대한 가성비를 따졌다면, 지금은 돈을 더 주더라도 하자없고 군더더기 없는 제품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이것이 바로 솔로 직장인의 여유아이고 화상아

이렇게 묵혀두었던 포스팅 하나를 완료했다. 역시 SNS와는 다르게 이런 플랫폼에서의 글쓰기는 항상 시간을 요구한다 (…) 그게 매력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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