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구매 후기 (feat. 카바조)
지난 4월, 바닥을 드러내는 잔고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캐스퍼 일렉트릭을 처분했다.

그 후로 약 1달 동안 내 소유의 차가 없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첫 1주 정도는 그냥 뚜벅이로 살고자 했는데 있다 없으니까 너무 불편해서 결국 약 1천만원 정도의 예산 내외에서 중고차를 마련해보기로 하고 이차 저차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 사려고 했던 중고차는 기아 스토닉이었다. 헤이딜러와 케이카에서 매물을 찾아봤고, 헤이딜러에서 적절히 좋아보이는 차를 홈서비스로 구매했는데… 이게 뭐람? 아무리 7~8년된 디젤 DCT 중고차더라도 정차 후 재출발 시 엉덩이가 들썩일 정도의 큰 진동이 5회 내외로 발생했다. 나도 한 때 DCT 오너였다… 꿀렁임이 있는건 알지만, 이건 문제가 있는걸 직감했다. 그래서 바로 환불. 역시나 헤이딜러에서 재검수 결과 미션에 이상이 있던 것으로 판명되었고, 정상 환불되었다. 그런데 어차피 단순변심이었어도 1회에 한해서는 무료 환불이긴 했지만.
두번째는 그냥 “이동수단”으로 쓰기 위해 쉐보레 스파크를 샀다. 이번에도 헤이딜러와 케이카에서 매물을 찾아봤고, 헤이딜러에서 적절히 좋아보이는 차를 홈서비스로 구매했는데…… 얘는 정차해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똑! 딱! 소리가 난다. 찾아보니 운행에는 큰 지장없는 것이고, 부품을 교체하면 된다고 하는데 상품화 과정에서 운행도 안해본 것인지 어이가 없었다. 스토닉도 그렇고 스파크도 그렇고 이런 증상들이 상품 설명 상에는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다시 환불을 요청했다. 근데 스파크 환불할 때 탁송비를 내라고 하는게 아닌가? 어이가 없어서 “스토닉은 니네가 검수 똑바로 안하고 문제 차를 팔아서 환불한 거고, 스파크도 상품 설명에는 이 증상이 없던 것 아니냐”고 따져서 무료 환불을 받게 되었다.
요즘 헤이딜러에서 보이는게 다야라고 광고하던데, 겉모습만 멀쩡하면 뭐하나… 차는 “문제없이 움직여야 하는 물건”인데. 한 번이면 몰라도 연속으로 두 번이나 운행 검수를 안한 것만 같은 정황의 차를 받아보니 내 시간만 낭비하고 마음고생만 하고 너무 힘들고 이 두 건의 사건으로 꽤나 실망 많이 했다. 캐스퍼는 헤이딜러(리볼트)로 구매해서 잘 쓰다가 팔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서 다시 이용한 것이었는데… 다음 이용을 과연 할까 싶다.
세번째 차는 르노삼성 XM3를 골랐다. 이번에는 케이카 매물만 봤다.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는 거리에 매물이 있어서 예약을 하고 직접 찾아갔다. 직접 볼 수 있는 만큼, 이번에는 카바조라는 정비사 동행 서비스를 이용했다. 외관이나 실내 상태는 너무 좋았는데, 엔진룸을 열어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엔진룸이 냉각수 워터파크가 펼쳐져 있던 것. 게다가 이번에만 그런게 아니고 꽤 이전부터 있던 것처럼 온갖곳에 파란색 냉각수 흔적이 남아있었다. 냉각수 자체도 MIN 보다 밑에 있기도 했고. 이걸 보고 케이카 딜러에게 이야기 했더니, “일단 차를 인수하고 성능보증보험 기간이나 케이카 워런티 기간 내에 수리하시라”라더라. 이게 말이야 방구야…? 지금 엔진룸에서 캐리비안 베이가 펼쳐지고 있는 문제가 있는 차를 인수해서 내가 내 시간 들여서 고치라고? 기가 찼다.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나왔는데 아직도 그 뻔뻔한 딜러의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세번째 구매도 이렇게 실패.
네번째 차…도 르노삼성 XM3를 골랐다. 이번엔 다른 지점의 케이카로 갔다. 이번에도 친구비를 줘서 카바조 정비사와 동행했다. 이번에도 XM3을 고른 이유는 세번째에 보러갔을 때 생각보다 괜찮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가격대에 이런 편의 사양의 차는 XM3 정도밖에 없다 (…) 어쨌든 이번에는 다행히도 연식과 주행거리 대비해서 컨디션이 꽤 괜찮은 차였다. 보이지 않는 실내 내장재의 상태가 별로인 것을 제외한다면. 정비사도 강력 추천해줬고, 어제 봤던 차에 비해 상태도 너무 좋아서 구매를 결정했다. 그게 2026년 5월 8일이었다.

2개월동안 약 3천km를 주행하고 간단히 후기(?)를 남겨보자면…
1. 연비가 생각보다 좋다.
지금까지 계기판 상에서 평균 15.5km/l, 실 연비는 12.69km/l. 고속에서는 18~20km/l는 우습게 찍는 것 같다. 최근에 좀 떨어졌는데, 짧고 잦은 주행, 정체 구간이 길어서 꽤나 떨어졌다.
2. 광활한 트렁크
직전 차가 캐스퍼 일렉트릭이라 그런지, 장우산이 가로로 들어가는 것이 꽤나 만족도가 높다 (…) 그리고 드디어 도어 포켓에 껌통을 수납할 수 있다 (오호이!)
3. 휘파람 소리…
변속기인지 엔진인진 모르겠는데 저속에서 주행하면 휘파람 소리가 가끔 난다. 처음 인수했을 땐 신경이 많이 쓰이긴 했는데, 지금은 그러려니 하고 탄다 (…)
4. 멍청한(?) CVT
추월 가속이 필요할 때는 멍~하고, 속도를 천천히 올려야할 때는 RPM이 미친듯이 올라가고, 멈춰야 해서 속도를 슬슬 줄여서 20~30km/h로 갈 때는 갑자기 기어비가 바뀌어서 속도가 붙어버리고 (…) 전기차 회생제동이 꿀렁여서 이질감 느껴진다고들 하는데, 오히려 요즘 전기차들의 타력주행이 훨씬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것 같다. 예상이 되니까…
이렇게 넋두리 겸 지난 반 년 동안 있었던 일 중 하나에 대한 썰을 풀어봤다. 마음 같아선 당장 전기차로 바꾸고 싶은데 취업은 기약이 없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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