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회고 및 2025년 계획
연례행사인 한해를 돌아보고 올해 계획 세우기 포스팅이다. 사실 계획 세우는 건 이제 의미가 있나 싶긴 하지만 (…) 너무 무계획으로 살아도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것 같아서 자기 주도적으로 삶을 살아보고자 늘 큼직한(?) 계획은 세워두는 편인데, 점점 회의감이 드는 최근 몇년이었다. 작년 포스팅을 보다보니 아래 문구를 마지막에 적었었는데…
2024년도 왠지 모르게 내 인생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열심히 살아보자…!
음… 위의 말을 작년초에 했는데 안좋은 의미로 변화가 있었다. 변화라기보단 안좋은 일이 가득했던 것 같다. 일단 회고를 시작해보자.
작년 회고
1~2월, 아주 잠시 안식월
지난 달까지 달려서 마일스톤을 완료하고 프로젝트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사에서는 주로 코드 리펙토링 하면서 보냈고, 일상에서는 긴장도 풀리니 괜히 주변에 짜증아닌 짜증을 부렸던 시기였던 것 같다.
3~4월, 다시 달리는 프로젝트
적당히 쉬었으니 달리기 시작했다. 연봉협상 결과가 너무 많이 아쉬웠지만 어차피 여기에서 드러눕는다고 결과가 달라질 것 같진 않았다. 나는 충분히 가치를 증명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재밋는 건 원래 하려던 개발 방향과 많이 달라져서 졸지에 다시 소셜 카지노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는 것 (…) 이쯤되면 운명인가 싶었다. NFT 지갑 연동도 이 시기에 처음 해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대충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하고 신경써야할 것도 많았다. 이래서 진입 장벽이 높은 건가 싶기도 하고.
5월, 공개 테스트 그리고 폭망
공개 직전까지 밤새우며 심지어 근로자의 날 아침에 퇴근하면서 열심히 했는데… 열심히 만들어도 소용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 한 달이었다. 이제까지 수많은 게임사에서 게임은 잘(?) 만들어 놓고도 운영이 망치는 걸 봐왔는데 눈앞에서 이걸 경험할 줄이야 (…)
6월, 최 후 의 형 체 그리고 온갖 억까
내 인생 게임이던 데스티니 스토리의 최종장이 발매했다. 정말 여러 일이 있었지만 메인 스토리 마무리는 기깔나게한 것 같다. 마치 MCU의 엔드게임 같달까. 그래서인진 모르겠지만 메인 스토리 이후에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고 있다. 여러 일이 겹치긴 했으나 :(
6월은 아마 내 인생에서 역대급으로 힘든 시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회사 프로젝트는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은거나 마찬가지였고, 그로 인해서 많은 동료들이 떠났다. 누군가 내 차를 날카로운 것으로 긁어서 생 돈 수십만원도 허무하게 나가고(이 과정에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 잃었다), 살던 집에는 자꾸 하자가 나서 에어컨도 제대로 못트는 나날… 그나마 가볍게(?) 끄적할 만한 일이 이정도지 인간 관계도 너무 힘든 시기였다. 하다못해 최후의 형체 발매일에 갑자기 인터넷도 안되어서 그 사소한(?) 일에도 멘탈이 무너져버렸으니.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는게 :(…
7~8월, 다시 찾아온 안식월 그리고 반전세 계약
쉬엄쉬엄 하면서 회사의 새로운 프레임워크도 만들고, 텔레그램 게임도 R&D 해보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해볼수록 WEB3에서의 게임 취급은 한숨이 나온다.
그러다 문득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는 비용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 전세나 반전세 매물을 찾다가 근방의 다른 오피스텔로 이사가기로 하고 가계약을 맺었다. 이전보다 많게는 절반, 평균 2/3 정도 고정비가 줄었다. 집이 많이 좁아지긴 하지만 그래도 혼자살긴 적당한 크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9월, DOOM’S DAY
설마했던 그 날이 왔다. 권고사직의 날. 6월부터 소문만 있던 합병 소식이 좋은 소식인 줄 알았더니 메타버스 본부가 날아가는 나쁜 소식이었을 줄이야. 심지어 6월에 희망퇴직한 사람들보다 대우도 나쁘게 해서 나가게 되었다. 진짜 할 말이 너무도 많았다. 그리고 이쯤되니 그냥 업계에 회의감도 들더라. 근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당장 다음 달에 큰 일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10월, 첫 실업급여와 이사 그리고 청소
퇴직 후 처음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받게 되었다. 그동안 수 많은 나의 보험료를 드디어 보상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장기(7개월) 수급자라서 오프라인 교육도 들어야 했는데 너무 뻔한 내용들이라서 지루하긴 했다.
10월 말이 이삿날이었는데 반전세 계약을 하다보니 보증금을 대출받았어야 했다. 그런데 하필 퇴사당하는 바람에 여러 가지로 일이 꼬일뻔했다. 직장인 대출로 신청했어서 너무 쫄렸으나 다행히 잘 처리되어서 잔금도 잘 치를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벌어졌다. 이사 당일에 전 세입자가 짐을 10시반까지 빼주기로 해서 거기에 맞춰서 입주 청소 업체와 이삿짐 센터 예약을 잡았는데 10시반에 가보니 아직 짐이 그대로 있던 것이었다. 짐은 11시반이 넘어서 겨우 빠져나갔고, 입주 청소 업체는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전문가가 5시간동안 전용 약품을 써서 청소하는 걸 혼자서 5일 이상 낑낑대면서 겨우 청소했다. 청소비라도 청구할껄.
11월, 본격적인 구직활동
전세 보증 보험도 가입하고 청소하느라 11월 중순쯤까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집 문제도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서 본격적으로 구직활동을 시작했다. 이력서를 보니 어지간히도 커리어가 박살(…)나있었다. 기존 이력서를 재정비해서 여러 군데에 지원했으나 지난번과는 다르게 서류에서 빈번히 탈락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쯤되니 나의 커리어 패스가 심각하게 느껴지더라. 이력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고 포트폴리오도 정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12월, 여행
구직 활동을 하는 와중에도 부산과 양양에 여행을 다녀왔다. 너무 채용공고와 입사지원서에 매몰되어 있다보니 정신이 피폐해진 것을 느꼈다. 새로운 곳을 여행하며 기분을 리프래시하고 싶었다. 극적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부산은 동래에 숙소를 잡고 광안리, 해운대를 위주로 맛집 여행을 다녔다. 양양은 하조대에 숙소를 잡고 낙산사를 갔다왔는데 하조대 모듬회 가격 실환가… 12월의 마지막 날에는 서울 살면서 한번도 안가봤던 서울스카이를 가봤다. 밤에 갔는데 마침 날도 맑아서 먼 곳까지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졌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와봄직한 곳이다.
2024년은 정말 내가 뭘 하고 살았는지도 잘 모르겠는 한 해였던 것 같다. 이제 작년에 계획했던 의미 없는(…) 목록이 잘 지켜졌는지 살펴보자.
작년 계획
1. 천문대에 별 보러 가기 :: 실패
퇴사 당하고 나서 가볼까 했는데 백수 주제에 괜히 바빴던 것 같다. 1~2월 중에 취직을 못하면 한번 가볼까 한다.
2. 운동 해보기 시즌2 :: 절반의 성공?
여름과 가을에는 뜀걸음을 주로 했고, 겨울에는 홈트를 주로 했다. 15분짜리 고강도 운동과 푸시업을 주로 했는데 이사하고서는 빈도가 많이 줄었다. 그래도 주 5회 이상 꾸준히 몇 달을 했었다. 이사하고서는 주 1회 정도지만.. 그래도 아마 30대의 어느 해 보다 가장 건강하지 않을까 싶다 (…) 체중도 60~61kg를 유지하고 있다.
3. 피아노 재도전 시즌4 :: 실패
재활 치료(?) 겸 한 달 정도 친구의 피아노를 빌려서 친 적이 있는데, 이사하고서는 공간이 없어서 본가에서 피아노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당장 다음주에 일단 가져오긴 해야겠다 (…)
4. 부동산 매매…? :: 실패
매매는 어차피 꿈일 뿐, 월세에서 반전세로 넘어간 것도 일종의 진보라고 한다면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젠 백수라서 매매는 더 먼 이야기가 되었다 (…)
5. Godot Engine으로 게임 만들기 (2024.01.17 추가) :: 실패
기술만 좀 끄적이다가 유니티6이 출시하면서 그걸 보느라 그냥 손을 놓아버렸다. 국내 업체 중에서 Godot으로 프로젝트를 하는 곳도 있는 것 같긴 한데, 더 이상 사람을 뽑진 않는 것 같다. 괜히 계획을 추가해서 실패 목록만 늘렸다 (…)
계획대로 하는 것도 없는 한 해였다. 이쯤되면 계획이 아니고 소원인 것 같다. 올해 소원을 나열해보자 (…)
올해 소원 (…)
1. 천문대에 별 보러 가기 시즌2
백수일 동안에 꼭 가보겠다.
2. 운동 해보기 시즌3
홈트도 재미 붙이니까 꾸준히 하게 되더라. 지금까지는 저녁~밤에 주로 했는데, 이제는 아침에 해보려고 노력해야겠다.
3. 피아노 재도전 시즌5
당장 이번주에 피아노를 가져와야겠다. 어제 서울스카이에 갔다가 피아노가 있어서 앉았는데, 막상 칠 줄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 너무나도 아쉬웠다. 올해 기회가 된다면 그 자리에 다시 가서 연습한 곡들을 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4. 취업하기
오래 안정적으로 다닐 수 있는 곳에 취업하고 싶다. 게임 업계에서는 상당히 괴리있는 말이긴 하지만 (…) 실업급여 타먹는 동안에 열심히 노력해보겠다.
2024년에는 안좋은 일들로 가득했으니 2025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원해본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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