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나의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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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 때 한국에 잠시 오게된 것을 포스팅했지만, 지금은 공개하기엔 좀 꺼림직한 사유로 짧으면 2개월, 어쩌면 영영 일본에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 꽤나 큰 충격이었고, 뒤이어 닥쳐온 베타 빌드 마감에 대한 회사 처우와 태도, 피로감 등이 겹쳐서 상당히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 우울은 현재 진행 중이다.) 바로 어제 베타 빌드가 끝났고, 그 전 날부터 밤을 새서 31일 오후 6시쯤 마무리되어 드디어 자유(?)를 얻게 되었다.

그것과 이 포스팅이 무슨 관계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정말 별 것 아닌 계기로 메인 노트북을 바꾸게 되었기 때문이다.

1월 25일에 한국에 돌아와서 다음 날 바로 한국 본사에 출근하게 되었는데, 한국 본사에는 나를 위한 컴퓨터는 준비되어있지 않았고, 나의 MacBook Pro 13” 2017을 사용하여 작업을 시작했다. 이전부터 이 MacBook으로 작업은 잘 해왔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 게임의 프로젝트를 Unity에서 띄울 때 50% 이상의 확률로 멈추기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멈추게 되면 강제로 종료해야 했기 때문에 상당히 시간 소모와 더불어 작업의 연속성이 떨어지면서 그 스트레스가 나에게 온전히 오게 되었다.

이전부터 회사 프로젝트가 macOS와 자주 충돌을 일으켜서 이번에도 그런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Boot Camp에 부랴부랴 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설정을 하느라 또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게다가 이전에 Boot Camp를 설치할 때 중간에 꼬인 적이 있어서 그런지, Bluetooth가 검색이 되지 않는 일까지 벌어지자 꽤나 화가 나고 말았던 것이다. 나는 회사에서 작업할 때, Microsoft사에서 만든 Surface Ergonomic KeyboardDesigner Bluetooth Mouse를 사용한다. 그렇다고 고작(?) Bluetooth 때문에 Boot Camp를 재설치하자니, 시간이 부족했다. 어쨌든 손발이 묶이니 작업 효율도 떨어지게 되어 상당히 곤혹스러웠다. 이전에는 그래도 재택근무를 허용해줬지만, 위에 말한 회사에서 처우가 달라지는 바람에 한국 상주 직원에 대한 관리/감독이 강화되어 재택근무를 허용하지 않기에 이르렀다. 재택근무가 되었다면 미리 제대로 세팅이 되있는 상태에서 작업을 할 수 있어서 적절한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macOS로 하는 것이 별로 없는데 굳이 MacBook을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 싶어서, 충동적으로 구매하게 되었던 것이다. 개발하면서 macOS를 쓰는 것도 좋긴 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다. Unity나 Unreal Engine을 개발하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Windows 쪽에 개발 역량을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엔진 퀄리티도 다를 것이다. 실제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느껴왔던 두 운영체제에서의 차이는 안정성이었다. 운영체제 자체만으로도 Windows는 안정성을 개선해왔으며, 현재 Windows 10은 상당한 완성도와 안정성을 자랑한다. 딱 한 가지, HiDPI를 제외하곤. macOS의 경우엔 이전에 쌓아왔던 명성을 조금씩 깎아먹고 있는 것 같다.

어쩌다보니 포스팅의 타이틀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어쨌든 그래서 주문한 것이 Dell사의 XPS 13 9370이다.

Dell XPS 13 9370

CES 2018에서 공개되어 바로 판매를 시작한 모델이다. 이전 모델(9360)과 다른 점은, 노트북 내부 설계(마더보드, 쿨링, 배터리 등)가 바뀌었고 웹캠의 위치가 변경되었으며 USB Type C로만 구성되어있다는 것이다. 많은 리뷰어들이 USB-A가 없다는 것을 까고 있지만 나에게 있어서 크게 나쁘지는 않다. MacBook Pro 덕분에 수많은 USB-C 액세서리를 구비한 덕분이다 (…) 나는 i7-8550U/16GB RAM/512GB PCIe SSD 모델을 주문했다. 가격은 231만원… 무이자 6개월이 있어서 반년동안 할부의 노예가 되었다.

이전부터 Dell의 XPS 시리즈에는 관심이 많았다. 5년 전, 멤버십 활동을 할 때 동기가 XPS를 쓰는 것을 보고 상당히 괜찮은 물건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디자인은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사양만큼이나 가격도 비쌌기 때문에 그림의 떡이었다. 이번 MacBook 이전까지 내가 샀던 노트북들은 100만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사실 내가 200만원짜리 노트북을 사용한 것은 MacBook Pro 13” 2017이 처음이었다. 당시에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라는 명목하에 일시불로 질러버렸지만, 지금도 이 MacBook은 잘 샀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번 회사 프로젝트 이외엔 하자가 전혀없던 녀석이었다. 지금 이 MacBook Pro를 친구에게 염가(?)로 넘겨주기로 했지만, 떠나보내기엔 좀 아쉬운 마음도 없진 않다. 나에게 있어 Mac 이라는 것이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아쉬운 그런 존재인 것 같다. 그래서 이제부터 Mac 기기는 Mac mini 혹은 iMac을 쓰는 걸로 결정했다.

작년 7월부터 나의 동반자였던 MacBook Pro 13" 2017

Dell의 XPS 시리즈에 고질적인 문제가 Coil Whine이라고 하는 기기에서 나는 고주파음이 XPS의 명성을 갉아먹고 있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설계한 내부 구조 덕분인지 아직까지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진 않다. 9370을 까는 리뷰어들도 카메라 위치와 USB-A가 없다는 걸 까고 있을 뿐 다른 말은 없다.

이 녀석을 지난 1월 29일에 주문했는데, 2월 1일 현재 아직도 주문 상태는 ‘결재 확인’에서 멈춰있다. 내가 알기로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그때서야 조립을 시작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정말인가보다 (…) 새로운 뭔가를 사고나면 빨리 받아서 써보고 싶은게 사람 마음이건만 예상 배송일이 2월 13일이라니! 보름이나 기다려야 한단 말인가… MacBook Pro를 살 때도 기다리기 싫어서 애플스토어 시부야점에서 재고 있냐고 물어보고 바로 사버렸는데 말이다. 그래서 요즘 틈만나면 Dell에서 온 메일이 있는지 확인하고, Dell 웹 사이트의 주문 상태를 계속 체크하고 있다.

물건이 도착하면 이곳에서도 나름대로의 개봉/사용기를 작성해봐야겠다. 그전에 이제까지 내 손을 거쳐갔던 노트북을 정리해보는 시간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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