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자차 출퇴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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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상에서 간단하게 요약한 후기를 남겼지만 잠이 오지 않는 관계로 글을 남겨볼까 한다. 여담이지만 빽다방 원조냉커피를 조심해라. 이것 덕분에 지금 잠을 못자고 있고 업무 시간 내내 과도한 카페인탓(?)에 어지럼증을 유발했다.

어쨌든 10일동안 자차로 출퇴근한 후기를 적어볼까 한다.


강제(?)로 쓰는 카카오내비 (feat. 안드로이드 오토)

일단 스파크에는 기본으로 내장된 내비게이션이 없다 (…) 대신 멀티링크라고 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있는데, 차와 스마트폰을 USB로 연결하면 안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 오토가 실행되고 아이폰은 카플레이가 실행된다. 아이폰은 현재 없으니 잘 모르겠고 내 갤럭시를 연결해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한다. 안드로이드 오토를 쓰면 폰에 깔린 내비게이션을 쓸 수 있다. 문제는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사용 가능한 내비게이션 앱은 카카오내비뿐이라는 것이다. 김기사 시절에는 괜찮았지만 카카오라는 이름을 달고서는 글쎄… 사실 내 스파크에는 아틀란이라는 싸제 내비가 깔려있지만 그다지 신뢰할만한 수준은 아니었고, 울며 겨자먹기로 카카오내비를 쓰고 있다. 폰 버전의 카카오내비는 나쁘지 않다. 다만 안드로이드 오토로 구동되는 카카오내비는 기능이 좀 제한되어 있다. 단순히 내비게이션 기능만 있고 경유지 설정이나 기타 부가 정보 등은 이용할 수 없다.

그리고 미묘하게 GPS가 튄다. 나는 분명 정지한 상태인데 앱에서는 시속 2~3km/h로 가더니 경로를 이탈해서 재검색 한다는 말이 가끔 뜬다. 초행길에 초보운전이라면 굉장히 당황했을 법하다. 그리고 나의 첫 이틀은 그 당황의 연속… 넉넉잡아 출근 2시간 전에 출발한게 주효해서 지금은 1시간 정도면 출근하는 것을 초반에는 1시간 30분은 걸렸다 (…) 퇴근길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지금은 40~50분이면 집에 오지만 초반에는 1시간 넘게 걸리는 일이 허다했다. 게다가 좌회전 차로로 진입하는 일이 종종 있어서 직선 차로에 끼어들지 못하고 엉엉 울면서 좌회전해서 꽤 돌아가야했었다. 지금은 아직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잘못 진입하면 비상등 키고 들이댄다 (…) 그리고 경로를 이탈해서 재검색해서 나온 결과가 나는 이미 그 지점을 통과해서 알려준다. 그리고 또 재검색하고 다시 통과되고… 악순환의 반복이었던 적도 있다. 이건 좀 어떻게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 ㅠㅠ…

앉아서 갈 수 있다는 행복감

그동안 1시간 20분여를 거의 서서, 그것도 그냥 서는 것도 아니고 만원 전철 안에서 있다보니 아침부터 녹초가 되는 일이 더러 있었다. 차로 출퇴근을 하니 앉아서 집 앞부터 회사까지 편하게 가니까 너무나도 좋다. 진즉에 차를 안사고 뭐했나 싶다. 전철에서 한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렸던 과거가 떠오른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아쉬운 것은 도로 상황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고 피곤해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운전해야한다는 것이다. 전철에서는 서서도 잘 수야 있겠지만… 그리고 또 아쉬운 것은 오고가면서 책을 짬짬히 읽어보릇 했는데 차로 인해 불가능해졌다는 것. 자기 전에라도 책을 본다면야 좋겠지만 요즘 퇴근하고 집에오면… 하…

초보운전 스티커

표본이 작기는 하지만 수원에서 집까지 처음 차를 몰고 왔을 때와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을 때의 뒷차의 행동이 조금 다르다. 물론 스티커와 상관없이 바짝 꼬리에 붙어서 금방이라도 부딪힐거같은 차도 많았지만 (…) 끼어들 때 특히 배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그리고 뒤에서 오다가 본인이 답답하면 추월해 간다. 아직까지 경적음을 받아본적은 없는듯. 외삼촌의 조언으로 붙이기는 했지만 정말 잘한 것 같다.

경차 연비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경차는 경제적(?)이니까 연비도 잘 나오겠거니 싶었는데 지금 11.8~12km/l를 오고간다. 스파크에 약 31리터 정도 들어가고 회사까지 왕복 40~45km정도 되니까 일주일에 약 20리터를 쓴다. 지금 휘발유가 얼만지는 모르겠으나 리터당 1500원으로 봤을 때 3만원… 한달에 15만원 정도 나온다는 얘기다. 평소 대중교통 이용에 3천원 이상 썼으니 두배정도 더 드는 셈이다. 몸 하나 편하자고 한달에 8만원 더 낸다… 할만하다 (!)

아, 그런데 경차라면 경차할인카드로 특정 주유소에서 리터당 200~400원씩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전월 실적에 따라서 차등 할인이 되는 것 같지만 200원씩 할인되면 26000원… 나쁘지 않은 수치다. 세대에 경차가 한 대뿐이라면 리터당 250원씩 환급까지 받을 수 있다. 우리집은 아버지 차가 있고, 나는 아직 세대 분리를 하지 않아서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세대 분리를 한다니까 셀프 호적파기 같아서 뭔가 찜찜하기도 하고… 아직은 누군가의 그늘에 있고 싶나보다 :)

공포의 악천우 운전

이번주에 비가 한 번 굉장히 많이 온 날이 있었다. 출근길엔 보슬보슬 내리던 것이 퇴근길에는 폭우로 변해있었다. 출근길에는 무난하게 와서 별로 무섭지 않았는데 굉장한 착각이었다. 아버지께서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퇴근길 운전 굉장히 조심해서 하라고 당부했는데 무슨 말인지 몸으로 느껴버리고 말았다. 폭우는 폭우이지만 일단 도로에 차선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굉장히 위험하다. 아찔한 순간도 많이 있었다. 이런 날에도 숙련된 운전자분들은 쌩썡 달려서 나도 흐름에 맞춘다고 비슷하게 달렸다가 정말 사고가 날 뻔했다. 비오는 날이 이런데 눈오는 날은 오죽할까…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

타노스님 제발 택시 좀…

흔히들 도로에 나서면 가장 조심해야할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외제차, 버스, 그리고 택시. 외제차는 나만 조심하면 되고 (???) 버스는 덩치가 커서 위협적이긴 하지만 될 수 있으면 뒤에 붙지 말고 피해가거나 인내를 가지고 가면 된다. 하지만 택시는 다르다. 도로위의 지배자무법자다. 깜빡이 키지 않고 끼어드는 건 예사고 급정지, 신호 무시, 칼치기 등등 진짜 지들 하고싶은데로 도로를 누빈다. 뭐 모든 택시 기사들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워낙 이미지도 좋지 않은데 그걸 또 직접 당하고 있으니 정말 치가 떨린다. 제발 안전운전들 해줬으면 좋겠다. 한두대가 그러면 또 모르겠는데 한국에, 특히 서울에 택시 너무 많다… 보이는 택시마다 다 저런다. 덕분에 더 정신 바짝 차리고 다닌다.

산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기변 욕구가 생긴다. 아직은 운전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일하는 건 즐거운 편은 아니지만 (…) 매일매일 출퇴근 시간이 기다려진다. 다른 차는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하지만 여전히 큰 차 말고 작은차. 커봐야 준중형 이하로 눈길이 간다. 요즘엔 또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가 눈에 밟힌다. 수습 끝나면 질러버릴까… 사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지름을 한 것이 바로 자동차 구매였던 것이다. 이제까지는 끽해봐야 300만원도 안되는(?) 노트북이 고작이었지만 이제는 단위가 달라졌다. 수습이 1월에는 끝나고 이번에 구매 관련해서 잔금 정리도 3월은 되야 마무리가 될 것 같으니 그때까지는 잠자코 몰고 다닐 수 밖엔 없겠지만 (…) 나중에 위시리스트에 있는 차종에 대해 포스팅 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약 1시간동안 글을 쓰고 나니 점점 피곤이 몰려온다. 적절한 때에 글을 맺게 되었다. 뭔가 내비게이션 이야기가 굉장히 길어보이지만 ㅎㅎ;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왜 차를 지금 샀을까 싶을 정도로 현재가 너무 재미있다. 주말만 되면 어디든 나가고 싶어지고… 한달전의 나는 주말? 방콕이지! 였는데 (…) 당분간은 근교도 돌아다니면서 운전의 재미를 만끽해야겠다. 이번 주말은 친구의 이사를 도와주러 차를 끌고 간다. 그래봐야 성남이지만서도… 예전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이다. 주말이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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