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에 대한 고민... 그리고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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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회사에 다닌지 오늘부로 2개월을 채웠다곧 3개월이다. 처음 출퇴근을 마을버스-6호선-3호선으로 했는데, 갈아타는 절차가 너무 귀찮고 앉아서 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지라, 약간의 리스크를 감수해가며 한방에 갈 수 있는 버스를 통해서 통근을 하고 있었다. 출근 시간에 앉아서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고, 남산 터널에서 사고만 나지 않는다면 1시간 내외의 시간으로 무난하게 출근이 가능했던지라 첫 주를 제외하고는 계속 버스 통근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판교의 게임 회사에 다니고 있는 친구가 통근 수단으로 전동 킥보드를 고민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2년 전에 같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전기 자전거를 구매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같이 고민하며 이런저런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만약 전동 킥보드를 산다면 어떤 것을 사야할까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나의 경우엔 크게 두 가지 선택지가 준비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1. 대중교통(버스, 지하철)과 연계성이 뛰어난 가벼운 것
  2. 편도 20km를 1시간 이내로 주파 가능한 것

1번의 경우 접어서 버스를 타도 괜찮을 만하면서 집 언덕을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것을 찾아보고 있지만, 생각보다 그런 물건은 몇 개 없었다. 우리집의 언덕 진입로 중 한 곳을 어플리케이션 각도기로 재보니 대략 15도 이상인 것 같았다. 현재 출시된 경량 제품군 중에서는 그만한 등판 능력이 있는 것은 사실상 전무하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렇다고 2번을 선택하기에는 집에서 건조대로 전락해버린 나의 전기 자전거가 너무 불쌍하다 (…) 그리고 2번에 대해서 다시 생각을 해보니 1시간동안 서서 가야 한다는 것이 매우 걸려서 사실상 논외로 치게 되었다. 앉아서 갈 수 있는 옵션도 있지만, 그럴 바엔 차라리 스쿠터를 사는게 나을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아직 대한민국의 법률 상으로는 자전거 도로, 인도 등의 진입은 금지되어 있고, 적발 시 과태료를 먹을 수 있다. 그렇다고 차도에서 굴리자니 매우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하여 일단 1번의 조건으로 제품들을 추려보았다.


1. 아이보트 그램

출처: 모토벨로 홈페이지

모토벨로사에서 판매중인 모델이다. 전륜 BLDC 250W 모터에 전/후륜이 5.5인치 솔리드 타이어로 되어있고 배터리는 5.8ah의 킥보드이다. 가장 큰 특징은 3단 폴딩이 되어 폴딩 후에 매우 컴팩트한 사이즈가 된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11Kg이나 나간다. 가격은 40만원 후반인데, 가끔 하는 행사에서 싸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오늘 직접 매장에 방문하여 시승을 해보았는데, 핸들 부분에 유격이 있는 것 같아서 주행할 때 다소 불안한 감이 있었다.

2. 유로잭 듀얼

출처: 유로휠 홈페이지

유로휠사에서 판매중인 모델이다. 전/후륜 BLDC 250W 모터가 달린 듀얼 모터 모델이다. 바퀴는 5.5인치 솔리드 타이어로 되어있고 배터리는 10.4ah, 무게는 12.4Kg이다. 가격은 60만원 후반으로 이 제품 또한 행사 가격이 되면 5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보트 그램에 비해 무게와 폴딩 후 크기가 다소 나가지만, 듀얼 모터가 장착되어 있어 오르막에서의 파워는 훨씬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회가 된다면 시승을 해보고 싶다.

2-1. 유로잭 S

출처: 유로휠 홈페이지

유로휠사에서 판매중인 싱글 모터 모델이다. 위에서 듀얼인 것이 싱글인 것과 배터리가 14ah로 늘어난 것이 차이점이고, 40만원대이다.

3. ETMINI ES Pro

출처: 허니비

중국 어딘가의 회사에서 만든 모델인 것 같다. 국내에서 정식 수입하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30만원대의 가성비 끝판왕이라고 불리우는 모델이다. 전륜 BLDC 250W 모터가 달렸는데 등판력이 상당히 좋다고 알려져있다. 바퀴도 5.5인치 솔리드 타이어이며 배터리도 6.6ah, 무게 또한 9Kg으로 상당히 가볍다. 게다가 스마트폰 앱으로 킥보드의 상황이나 설정도 가능하다고 하니 굉장히 좋은 것 같다. 문제는 정식 수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후처리가 불편하고, A/S도 단 한 군데에서만 해준다고 한다.

4. 스피드웨이 나노 프로

출처: 미니모터스

미니모터스사에서 판매중인 모델이다. 전륜 250W 모터가 달렸고 5.5인치 솔리드 타이어가 전/후륜에 달려있다. 배터리는 6.4ah. 아마 지금까지 나온 킥보드 중 가장 가벼운 무게를 자랑하는 모델일 것이다. 8.1Kg밖에 되지 않는데, 나의 자전거보다 10Kg이나 가볍다 (…)

번외(?). ETMINI Pro+

출처: 미니모터스

미니모터스에서 판매중인(?) 모델이다. 모터는 최대 600W, 배터리 용량도 늘었다. 하지만 가격도 100만원에 육박한다 (…)


일단 경량형 킥보드의 공통점은 전자식/풋 브레이크, 배터리 크기가 작음, 5.5인치 바퀴로 정리가 될 것 같다. 사실 대중교통 연계(출퇴근)를 포기한다면 선택지가 상당히 많아지면서 다양한 제품을 고를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내 생활 패턴으로 봤을 때 약속이 없다면 집 밖을 나가지 않으므로 자전거처럼 건조대행이 될 것 같았다 (…)

어쨌든 나 혼자 이렇게 고민하는 동안, 친구는 모토벨로의 아이보트 그램을 구매했다. 친구에게는 딱 맞는 조건의 물건인 것 같다. 하지만 헤어진 후 잠깐 시운전 중에 언덕은 절대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시승하고 사도 결국은 모든 것을 파악할 수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결국 2번의 수리 끝에 같은 회사의 상위 모델로 교환을 했다고 한다. 교환한 모델은 만족스러웠는지 군말없이 타고 있다.

아, 그리고 참고로 이 글은 지난번 고민했던 DELL XPS 15 9570으로 작성하고 있다 (…) 이것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이미 후기까지 써버렸다. 사실 이 글 다음에 사용기 글이 올라올 예정이었는데, 사용기 글이 먼저 매듭지어져서 없던 일이 되었다.

그렇게 정해진 나의 첫 전동킥보드는 바로 3번ETMINI ES PRO되시겠다.

ETMINI ES PRO

그런데 3번의 스펙과 조금 달라진 점이 있다.

  • 5.5인치가 아니고 6인치 타이어로 바뀌었다.
  • 배터리 용량도 6.6A에서 9.6A로 바뀌었다.
  • 앱 연동이 안된다 (블루투스가 빠져있는 것 같다) - 이 부분은 문의 중이다.

가격은 쿠폰 먹이고 관부가세 배송비 포함해서 30만원 중반대에 샀다. 지금까지 제대로 타 본 것은 딱 한 번 뿐이지만, 만족스러운 주행이었다. 처음 받고나서 시운전했을 때는 울컥거림이 있어서 적응이 잘 안됐지만 30분정도 타보니 적응이 되었다. 전자 브레이크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 정도 체급에서는 적절해보인다.

Strava로 측정한 주행

골목길 위주로 다녔는데 방지턱 등을 지날 때 크게 불편한 것이 없었고, 보도블럭을 지날 때도 나쁘진 않았다. 내리막길이 좀 위험해보이긴 했으나 전자 브레이크를 적절히 사용하면 내려갈만 했다. 전자 브레이크의 경우 자동차 브레이크처럼 부드럽게 감속이 되는 것이 아니고 3단계에 걸쳐서 감속되었다. 그래서 처음 브레이크를 잡았을 땐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서 괜찮을까 싶기도 했다. 내리막길에서는 완전히 브레이크를 잡아도 천천히 내려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전거의 경우엔 내리막길이더라도 완전히 정지가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급할 때는 킥보드에서 내리는 것이 가장 빠를 것 같다. 풋 브레이크는 거의 쓸모가 없어서 결국엔 쓰지 않고 타고 있다.

가속의 경우 총 3단까지 가속이 가능한데, 풀 충전 상태에서 1단이 약 15km/h내외, 2단이 25km/h내외, 3단이 35km/h내외의 속도가 나오는 것 같다. 평지에서 2단 상태로 풀 가속을 해도 좀 아찔해서 테스트 할 때를 제외하고 풀 스로틀로 2단을 달려본 적이 없다. 익숙해지면 좀 나을 수도 있지만 저승으로 빨리 가고 싶지 않다면 2단에서 적당한 스로틀로 타는 것이 좋다. 애초에 경량급이라서 가속/감속에 대해서 몸이 느끼는 감각이 다른 것 같다. 오르막을 잘 타긴 하지만 온전히 모터의 힘만으로 경사가 급한 곳을 오르기는 힘들고, 적절히 발로 차주면서 가면 쉽게 오를 수 있는 정도다. 적어도 우리 집 근처 언덕은 모터만으로 가기는 힘들다. 적어도 출력이 500W 정도는 되야 할 것 같다.


아직 킥보드를 얼마 타지는 못했지만 아직까지는 만족스러웠다. 가격을 생각한다면야… 전에 Youtube에서 봤던 영상을 보고 ETMINI ES PRO를 사기로 결심을 했는데, 딱 그 영상에서 말한 대로의 느낌 그대로인 것 같다. 킥보드를 타고 친구를 만나러 왕십리를 갔다 온 적이 있었는데, 부모님이 그 사실을 아시고는 노발대발 하셔서 이 녀석을 왜 샀지 싶긴 하다. 사실 딱 왕십리 정도의 거리를 탈 목적으로 산 것이긴 한데 그것도 불안해 하시니; 나가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ㅋㅋ 걱정하는 마음이야 알고는 있지만, 내가 아직 철이 안들었나보다.

뭘 타도 똑같지만 결국 내가 아무리 조심한다 한들 다른 운전자나 사람도 조심하지 않으면 서로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서 액션캠을 사서 헬멧에 달고 돌아다녀야지 (…) 요즘 같은 폭염에서는 가지고 다니기도 힘들어서 요즘엔 조금 후회 중이다.

그렇게 두달정도 질질 끌어온 이 포스트도 드디어 마무리를 짓는다. 처음에는 지름 고민에 대한 포스트였다가 어쩌다보니 이미 샀고, 간단한 사용기까지 쓰기에 이르렀다. 정말 지독했다 (…) 이제 다른 묵혀 둔 포스트도 하나 둘 씩 마무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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