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gjin Oh 🖖 Live Lazy And Programming

또 끄적끄적

1.

마지막 포스팅 이후로 엄청나게 바빠져서 뭘 할 여유가 거의 없었다. 매일 새벽에 퇴근하고 주말에는 잠만 자거나 보상심리(?)로 게임만 하거나 그런 나날을 보냈다. 맨날 회사-집만 반복하니까 정말 게임이라도 안하면 멘탈이 버티질 못할 것 같았다. 그래도 회사 프로젝트가 점점 윤곽을 드러내고 있어서 언젠간 끝날 거라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2.

저번달 말에 어머니께서 무릎을 크게 다치셔서 지금까지 입원해있다. 다행히 수술은 피했지만 재활을 길게 해야한다고 한다. 계속되는 야근에 어머니까지 다치셔서 평일도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병원에 가고, 주말에도 계속 왔다갔다 했다. 그래서 더 여유가 없었고 더 피곤한 것 같다.

3.

나중에 어머니가 퇴원하시고서 내가 항상 집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안 일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로봇 청소기를 구매했다. 약 150만원 정도 들였는데 청소는 물론이고 물걸레질도 곧잘해서 마음에 쏙 들었다. 나는 조용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소음이 있더라. 점심 먹고 낮에 틀어놓곤 한다.

4.

어머니께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어서 그 넓은(?) 집에 혼자 지내고 있다. 아버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집에 오시는데, 그래서 혼자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자취는 일본에서 일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했었지만 다시 혼자 살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평일에는 집에서 뭘 먹지도 못하고 청소도 못하고 빨래도 못하기 떄문에 주말에 몰아서 하는데, 이러면 주말이 금새 지나가버린다. 그래서 요즘 더 시간이 빨리 가나 보다.

5.

아버지께서 평일에 시간이 안되어서 아버지께 드렸던 차의 리콜도 그렇고 점검도 안한지 한참 되어서 오늘 연차를 내고 블루핸즈에 차를 맡겨두었다. 어제 아버지께서 지내는 숙소에서 차를 가져와서 집으로 오는데, 오랜만에 내연기관 차를 몰아서 그런가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미세하게 떨려오는 진동, 수 많은 조작 버튼들, 테슬라에 한참 못 미치는 반자율주행… 그런데 뭔가 정겨웠다. 원페달 드라이브가 안되어서 운전이 너무 불편했으나 처음 운전했을때 느낌이 나서 기분이 묘했다. 오늘도 돈이 무진장 깨질 것 같다.

6.

혼자 살면서 주말에만 집에서 밥을 먹다 보니 뭘 해놓기는 어중간한 상황이 많아서 주로 시켜먹곤 했는데, 이번 달 식비가 장난이 아니다 (요리를 잘 하는 것도, 좋아하지도 않긴 하지만..). 배달 음식 값도 그렇고 물가가 너무 올라서… 이마트에서 즉석 밥이나 국/탕류를 사다 놓긴 했는데 그래도 식비 부담이 좀 크다. 안그래도 요즘에 요리 학원 같은 걸 다니면서 좀 해볼까 했는데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그런 여유는 없을 듯 하다.

7.

내 생일이 하루 지난 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이렇게 나의 조부모님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셨다.. 늘 떠난 후에 후회가 밀려 오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가시고 나서 잘 하는 건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다른 조부모님들은 내가 너무 어릴 때 돌아가셔서 사실 기억에 거의 없지만, 외할머니는 나의 유년 시절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많이 남겨주신 분이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으니 그 곳에서는 부디 편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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