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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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에 2018년 잘 부탁한다는 포스팅을 쓴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내일이면 2019년이다.

2018년은… 2017년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이 있었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었다고 해서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내외적으로 신변에 많은 변화가 있던 한 해였다. 올해를 돌아보면서 내년에는 어떻게 지낼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이렇게 끄적여본다. 일단 시간 순으로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1월, 마지막 일본행

영원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진 않았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당시 사측에서도 괜찮으니 안심하고 들어오라고 했었으니까. 문제는 일본으로 들어가니까 터졌다. 하마터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뻔 했으니… 그리고 그 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찌보면 무책임한 사측의 태도에 안그래도 회사 분위기가 흉흉했는데 마음이 완전히 떠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2017년 7월부터 이어져 온 일본에서의 회사 생활은 1월 말에 끝나고 말았다. 그래도 계속해서 한국 본사에 출근하면서 지내게 되었다.

2월, XPS 13 9370

강제적으로 한국에서 일하게 되버리면서 내가 작업했던 것들은 일본 사무실의 데스크탑에 온전히 남아있었다. 문제는 한국에는 내가 근무할 환경이 주어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임시 방편으로 가지고 있던 MacBook Pro로 무마하려고 했지만 이전부터 Mac에서의 구동이 원활하지 않았던 프로젝트였기에 사비를 들여서 노트북을 바꾸게 된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이유였다. 하지만 이 노트북이 거대한 서막의 일부일 줄이야…

3월, 퇴사

결국 설 연휴 전에 퇴사 의사를 밝혔다. 다른 동료들은 하루 이틀이면 내보냈는데 나는 한달이나 기다려달라고 했다. 나도 나름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하고 한달동안 더 일을 했다. 그리고 그동안 회사에서 잔류해줄 것을 꾸준히 다양한 루트로 요청을 했는데, 마음이 떠나면 어떠한 달콤한 조건도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 그리고 생각보다 심적으로 많이 지쳐있던 상태였던 것 같다.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타지, 그것도 해외에서의 생활이 즐겁기는 했지만 심적으로는 부담이 되었었나보다. 그렇게 두번째 회사 생활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4월, 백수 그리고 입사

2월부터 취업활동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3월말 정도였다. 문제는 생각보다 취업 기간이 늘어졌던 것. 4월이 되니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Unity로 게임 만드는 곳이 이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일본에서야 Unity가 워낙 강세니까 별 걱정이 없었지만 그런식으로 돌아올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현실이 더 가혹했던 것 같다. 게다가 이력서를 낸 곳에서 연락이 오지도 않고, 다시 보니 이력서가 엉망이어서 굉장히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부분도 많았다. 백수일 때의 시간은 왜 이리 빨리 지나가는 것일까… 내가 지원한 곳은 한 군데 빼고 떨어졌고, 공개 이력서를 보고 연락이 온 곳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렇게 올해 두번째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5월, 크런치

거의 입사하자마자 크런치에 들어가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의미없는 크런치였기에 1~2주 후에 바로 종료되었다. 사실 5월은 그래도 다른 시기에 비하면 굉장히 평화(?)로웠다. 거의 쓸 내용이 없을 정도로. 일만했다.

6월, XPS 15 9570

또(…) 노트북을 바꿨다. XPS 13도 좋았지만 퍼포먼스가 필요했다. 무거워도 퍼포먼스! 라고 생각해서 사버렸다.

7월, T280

또또 노트북을 바꿨다. 오랜만에 ThinkPad로 돌아갔다. 바꾼 이유는… 딱히 없다.

8월, 권고사직

사회생활 이후 처음으로 권고사직이라는 것을 당했다. 그것도 초-스피드로 (…) 8월 27일에 통보받고 8월 31일에 퇴사했다. 처음에 이야기를 듣고 올 것이 왔구나 싶었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크게 와닿았다. 앞으로 어쩌지…하는 느낌이 있었다. 업계가 국내외 적으로 굉장히 어려웠기 때문에 걱정이 앞섰다.

9월, 백수

지난 백수 기간과 거의 비슷하게 지냈던 것 같다. 게다가 이번 백수 기간 때는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발매하는 바람에 10월 초까지 게임만 주구장창 했다. 오랜만에 게임으로 밤새고, 피씨방 가서도 밤새고 그런 나날들이 이어졌다. 취업 생각은 안하고 살았던 시기였던 것 같다.

10월, 또(…) 입사 그리고 첫차

친구의 꼬임추천으로 면접을 본 곳에 합격하게 되어 10월 중순부터 다니기 시작했다. 올해만 세번째 회사인 것이다 (…) 들어간 이유는 여럿이 있지만 Unreal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들어간 것이 컸다. 연봉이 깎이면서 들어갔지만 그 덕을 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들어가기 전에 얼핏 느꼈지만 역시나 였던 느낌이 지금 나에게 있어 고민거리로 남아버렸다. 어쨌든 입사해서 바로 다음날부터 야근야근야근… 회사의 명성(?)에 맞게 데구르르 굴려지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와중에 출퇴근 길이 굉장히 고되어서 결국 차를 사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스파크를 사게 되었다.

11월, 고난의 행군

회사에서 언리얼을 공부하면서 슬슬 실무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문서를 보고 예제를 보면서 정리하는 걸 3주동안 하니까 정신이 피폐해졌다. 잘 몰랐을 때는 한글문서! 갓리얼! 하면서 좋아했지만 막상 쓰려고 하니 전혀 쓸데없는 문서들이 허다했고, 문서의 업데이트도 안되거나 있으나마나 한 문서들이 태반이었다. 11월에 언리얼에 굉장히 실망을 많이 했던 시기였다. 겨우겨우 문서지옥에서 벗어나서 실무를 하기 시작했지만, 갓 언리얼을 시작한 나에게는 허들이 굉장히 높았다. 거진 한 달 반 동안 하나의 일만 하게 될 줄이야 (…) 다른건 몰라도 언리얼 때문에 힘들었던 시기였다.

12월, 새차 그리고 한숨

스파크에 나름 만족하며 출퇴근을 했다. 가까운 곳이었지만 드라이빙도 하고, 친구의 이사도 도와줬다. 문제는… 출력이었다. 경차에 출력을 바라는 것도 거시기 하지만 항상 집으로 갈 때 만나는 언덕에서 비실비실댔다. 그리고 한국의 소형차 경시 문화를 겪어보고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그렇게 차를 알아보다가 신형 벨로스터가 굉장히 잘 나왔다는 걸 듣게 되었고, 시승 후 구매하게 되었다.


올해 3개의 노트북과 3개의 회사, 2개의 차가 나의 인생을 거쳐가게 되었다 (…) 정말이지 여러모로 굉장한 한 해였지 않나 싶다. 수천만원의 빚을 져본 것도 인생 처음이다. 내년은… 올해처럼 다이나믹하진 않겠지만 소소한 변화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물론 2018년 기준으로 소소한 것이지만 말이다. 내년엔 가족에겐 경사가 있고, 개인적으로는… 모르겠다. 빚쟁이가 되었으니 열심히 일한다는 생각을 우선 해야겠다 :)

정신없이 지나갔던 2018년, 2019년에는 부디 좋은 일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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