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X1 5000KM 운행 후기
6월 1일에 BMW iX1을 뽑은 이후, 벌써 만으로 4달 가까이 지났다. 그리고 그 동안 5000km 가량을 주행했다. 이쯤 되니까 모델3 대비 장단점이 슬슬 보이기도 하고, 연휴에 들어와서 드디어 쉴 시간이 생기기도 해서 짧게나마 후기를 남겨볼까 한다. 사실 전기차의 진짜를 느껴보려면 겨울이 되긴 해야하는데, 그것은 겨울을 나고 나서 다시 써볼까 한다.
1. 공인 주행거리보다 더 많이 간다.
iX1의 공인 주행거리는 310km 정도 된다. 그러나 실제 주행거리는 400km 정도 나왔다. 날이 좋고 전비 운전을 하고 EFFICIENT MODE로 운행한다면 450+km 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지금까지 운전하면서 평균 전비는 6km/kWh 정도가 나왔는데, 배터리 용량이 64.7kWh(net)인걸 감안하면 꽤 멀리가는 것 같다. 이전에 탔던 모델3에 비하면 실주행 거리가 50~100km는 더 나온다.
2. 무선 애플 카플레이는 레전드다.
직전에 몰던 차가 모델3이라서 그런지, 네비게이션을 볼 때 폰 화면을 봐야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는데 차량의 넓은 화면을 활용해서 볼 수 있는게 너무 쾌적하고 좋았다. 무선이라고 타사의 유선과 큰 차이는 없었고, 지하차도에서도 차량의 속도를 인식하는게 인상깊었다. 안되는 곳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간혹 버그도 있긴 한데 테슬라 네비게이션보다야… :) 계기판과 HUD에도 연동되는 것도 인상깊었는데, 계기판에 맵을 띄우는 것은 처음에 신기해서 쓰다가 요즘에는 그냥 전비 화면을 띄워놓는다. 아이폰 한정으로는 HUD에 경로가 뜨지 않아서 불편하다..! 애플에서 좀 기능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ㅠ
3. 충전 설정이 불편하다.
테슬라의 경우 5~32(또는 48A)까지 1단위로 지정가능했는데, iX1은 5~16A까지는 1단위씩, 이후 20A, 32A, 48A로만 된다.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완충을 하고 싶게 하고 싶어도 딱 맞춰서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iX1에서 나타나는 예상 충전 완료 시간이 거의 맞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아이폰의 계산기를 켜서 계산해서 암페어를 조정한다 (…) 예를 들면, 목표 충전량이 80%이고 현재 배터리가 35%일 경우, 9시간 후에 80%까지 충전하기 위해서는
(80 - 35) * 0.647kWh / 9H * 1000Wh / 215V * 1.1 = 약 16A
16A로 설정하고 가면 9시간 후에 80%의 오차범위 1~2% 내로 충전되어 있다. 위의 식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 0.647: 1%당 kWh 값을 의미한다. 100%일 경우 64.7kWh이다.
- 1000: kWh -> Wh로 변환한다.
- 215: 집 충전소의 평균 볼트값이다.
- 1.1: 집 충전소의 평균 효율이 90%라서 1.1배로 곱했다. 정확히는 10/9=1.11… 이 되어야 하지만 :)
위의 계산을 테슬라 시절에도 했으나, 모델3 때는 그래도 남은 시간이 비교적 정확한 편이었다.
4. 부스트 모드 너무 짜릿하다.
평소에는 거의 쓰지 않지만, iX1을 처음 타는 손님이 있다면 일직선의 도로에서 한번씩 시연해본다. 할 때마다 재미있다. 부스트 모드를 활성화 하면 사이버포뮬러에 나오는 것처럼 10초의 제한시간이 뜨면서 카운트가 되는데, 이 때 사운드(무려 한스 짐머가 만든…)나 차의 거동이 달라진다. 자주 쓰고 싶긴 하지만 배터리가 줄어드는게 눈에 띌 정도이고 티맵 운전 점수 때문에라도 봉인해두고 있는 실정이다. 티맵을 켜놓고 부스트 모드를 켜면 바로 급가속으로 감점이 되버리더라 (…)
5. 수납 공간이 작다/적다.
트렁크부터 설명하자면 모델3보다 길이가 짧아서 그런지 모델3에서 넣었던 짐을 그대로 iX1에 싣고자 했으나 다 들어가지 않아서 몇몇 짐은 아직 집에 보관중이다. 특히 모델3에서 개꿀로 쓰던 트렁크 밑 공간이 iX1에도 있긴 하지만 깊이가 달라서 원래는 그 공간에 세차용품과 소화기를 넣어뒀으나 지금은 다 빼버렸다 (…) 프렁크도 없어서 짐을 넣을 공간은 더 없어져 버렸다. 그리고 1열 센터 콘솔에도 의미 없는 공간이 좀 있어서 수납면에서는 아쉬울 때가 많다.
6. 파노라마 썬루프!
지금까지 썬루프가 없거나 글래스 루프였던 차만 타다가 이번에 개방까지 되는 썬루프가 있는 차를 처음 타봤는데, 역시 열고 닫는게 없는거보단 있는게 낫다. 나중에 오래되면 소음 발생 0순위라고들 하지만 당장 좋으니 :) 나는 담배를 피진 않는데 썬루프를 살짝만 열어도 환기가 되어서 에어컨을 키지 않더라도 요즘 같은 날씨에는 선선한 공기가 실내로 유입이 된다. 양쪽 창문을 열지 않아서 효과가 있어서 너무 좋다!
7. EFFICIENT MODE가 고정이 안된다!
현기차로 치면 ECO모드가 iX1에도 있는데, 이 모드를 켜면 냉난방을 효율적으로 바꾸고 특히 액셀의 반응이 좀 둔감해져서 B모드로 운전하기가 편하다. 그런데 이 모드가 시동을 껐다키면 다른 모드로 바뀌어 버린다. 나는 저 모드만 쓰고 싶은데… 추가로 B모드도 고정이 안된다. 모델3을 탈 적에는 항상 홀드 모드(원페달 모드)만 사용했어서 B모드가 익숙한데말이다.. D모드의 어댑티브 회생제동도 써봤는데 경사가 있는 곳에서 오토 홀드가 걸린 후에 출발을 위해 살짝 밟으면 쇳소리가 너무 크게 나서 B모드만 쓰고 있다 ㅠ
8. 쓸데없는 마사지 시트
뭔가 꿀렁꿀렁 하면서 위아래로 움직이긴 하는데… 뭐랄까 마사지라기보단 터치에 가깝다. 정신차려지는게 아니고 졸음이 온다 (…) 이걸 넣어줄 바엔 차라리 통풍시트를 넣어주지 ㅠ 아무래도 내 생각엔 가장 쓸데없는 옵션 중 하나인 것 같다.
9. 전동 트렁크
너무 잘 이용하고 있다. 모델3 탈적엔 없던 것이라 질리도록 사용하고 있다. 킥으로도 열려서 두 손을 쓰기 어려울 때 너무 좋은 기능인 것 같다!
10. 2열 리클라이닝
손님을 태울 일이 종종 있었는데 각도가 꽤 뉘어져 있어서 모델3에 태울 때보다는 편해보였다. 문제는 일반적인 시트 각도 조절의 UX를 따르지 않고 무슨 끈(?)같은걸 당겨야 해서 직접 시범으로 알려줘야 하는 것이 단점이긴 했다..
11. 반자율주행
아무래도 테슬라를 타다가 와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차선 유지를 잘 하고 내부순환도로의 곡선 구간 정도는 아주 무난하게 클리어하는 것을 보고 신뢰가 생겼다. 아직 악천후에서 운행해보진 못했는데, 모델3의 오토파일럿은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도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반자율주행 기능이 동작했었다. 대신 와이퍼가 너무 빨리 동작해서 나도 정신없었지만 (…) 차선 중앙 유지도 굉장히 훌륭히 수행했는데, 메뉴얼에 써있던 자동 차선 변경은 테슬라에서 경험했던 그것은 아니었다. 모델3에서는 차선 변경을 위해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가 없는 경우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방향지시등을 스스로 껐는데 그런 기능이 아니고 방향지시등을 켜고 내가 차선 변경을 하면 차가 중앙으로 가주는 기능이다. 역시 반자율주행은 테슬라다. 그리고 트래픽 어시스트 기능 중에 완전 정차 후 재출발 기능이 있긴 한데, 3초? 정도 정차하고 앞차가 출발하는 경우 내가 액셀을 밟지 않으면 출발하지 않았다. 옵션을 찾아봐도 다른게 없는 걸 보면 약간은 아쉬운 기능.
그밖에 아직 체험(?) 못한 것들
아래 친구들은 겨울에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 열선 핸들
- 히트 펌프
모델3과 비슷한 것들은 아래와 같다.
- 휴대폰 키: 테슬라와 동급이거나 더 잘 인식하고 빠릿빠릿한게 인상적이었다.
- 휴대폰 앱: 기능이 별로 없지만 테슬라 앱보다 차량 인식 속도가 빨랐다. 그러나 명령을 실행 시키는 시간은 테슬라에 비해 오래 걸렸다.
- 자동 와이퍼: 레인 센서 기반이라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와이핑을 한다.
3달 가까이 포스팅이 없던 것은 그동안 크런치였기 때문이다 (…) 옮겨서도 굴려지는 중이다 추석 당일에는 전속 운전기사 역할을 해야하기 때문에 나머지 연휴 때는 시체가 될 예정이다. 노는 것도 아마 오늘까지일듯하다 ㅠ 그리고 놀랍게도 iX1의 첫 장거리가 될 예정이다. 더 놀랍게도 5000km를 타는 동안 단 한번도 급속 충전을 한 적이 없다 (…) 이번에 아마도 첫 급속 밥을 먹을지도 모르겠다. 모두들 명절 행복하고 안전하게 보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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