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L XPS 15 9570 사용기
만약 팔리게 된다면 조만간 글이 올라올거라던 그 노트북, 결국 샀다 (…)
지난 6월 9일에 강변 테크노마트의 DELL 오프라인 매장이 있어서 그곳에서 구매했다. 이전에 DELL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를 했다가 거의 2주만에 물품을 받게 되어서 기다리는 시간이 상당히 스트레스였다. 딱히 CTO 제품도 아닌데 이렇게 오래 걸려버린 것이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상당히 힘들었다. 그래도 다행히 양품이 와서 다른 분에게 양도할 때도 큰 이상 없이 전달할 수 있던 것 같다.
이전 사용기에서는
이전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썼던 Review Format을 어느 정도 차용해서 글을 구성할 것이다. 일단 장/단점을 각각 나열하고 총평을 하는 식이다. 그런데 마크다운에서 글상자의 색깔을 바꾸는 법을 모르겠어서 (…) 방식을 조금 바꿔보았다. 개인적인 평가이므로 객관적이지 않다. 이 점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라고 언급을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부분을 전혀 지키지 않았던 것 같아서 그냥 나름 프리하게 해보고자 한다. 한달 사용기, 시작해본다.
1. 성능
아무래도 게임 개발자
이다보니 게임 개발에 무리가 없는지를 먼저 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9570은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8세대 CPU부터 코어의 개수가 늘었다. 특히 노트북용 코어의 경우 저전력 버전이 2개에서 4개로 증가했고, 일반 전력 버전의 i7은 코어가 6개로 늘어서 다중 작업에 상당한 메리트가 있다. 9570의 CPU는 i7-8750H
이다. 9M 캐시에 최대 클럭이 4.1GHz로 노트북에서는 차고 넘치는 성능이다. 게다가 9570은 i9-8950HK
까지 선택 가능하므로 더 좋은 사양을 원한다면 주문 시 선택하면 된다. 모든 작업에 있어서 느리다고 생각해본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는 9370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9370보다는 빠르다. 체감적으로. 플라시보 효과일지도 모르겠으나 그냥 그런 것 같다.
2. 배터리
노트북의 크기가 커진 만큼 배터리도 함께 커졌다. 전에 쓰던 9370은 52Wh였지만 9570은 97Wh로 거의 2배 가까이 크다. 하지만 실제 동작할 때의 배터리 완전 충전량은 87Wh로 스펙보다 작게 표시가 되는데, 해당 사항은 뒤이어 이야기 할 고주파음
과 관련이 있어보인다. 어쨌든 실제 Unity
로 개발을 하면서 수 십 개의 Chrome Browser
를 띄워놓고 전원 없이 사용해보았는데, 4시간 정도 사용했을 때 절반 이상 배터리가 남아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이버의 XPS 카페에서 눈팅을 하다 보니 현재 9570의 배터리는 대부분 재활용해서 쓰는 배터리라서 웨어율이 좋지 않다고 한다. 최근 생산된 제품은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내 마음 속의 DELL의 신뢰성에 금이 가는 사건(?)이었다.
9570이 130W 충전기를 사용해서 이전까지 써왔던 60W짜리 USB-PD 충전기는 저속 충전기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래도 충전이 되는게 어딘가 싶어서 외출할 일이 있으면 들고 다닌다. 배터리 용량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실 사용 시간은 비슷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력사용량에 비례하여 배터리가 늘어난 것 뿐이다.그리고 무게도 늘었다
3. 발열 및 소음
사실 구입 전부터 우려되는 사항이긴 했다. 8세대 CPU들의 특징이 코어 수가 늘어나면서 성능이 좋아졌지만 반대급부로 발열이 심해져서 Throttle이 걸리는 바람에 제 성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쓰면서 온도가 9370에 비해 비교적 높기는 했으나 쓰는 데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높은 온도로 인한 지속적인 데미지로 인해 금방 고장이 날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이제까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언더볼팅
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 비싼 돈 주고 산 제품(설계부터 받쳐주지 못하는 것)을 사용자가 위험을 감수하며 컨트롤 해야 한다니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언더볼팅을 했더니 평균 온도가 10~20도 가량 줄어들면서 성능이 조금 좋아졌다. 진즉에 전압을 낮춰서 출시하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인텔과 컴퓨터 제조사들은 각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열팬은 좌우에 각각 1개씩 달려있다. 팬 소음은 조용한 도서관에서 사용할 수는 있지만 풀로드가 되지 않게끔 클럭 제한을 두는 등의 설정을 하며 주의해야할 것 같다. 풀로드 시 팬 소음이 크지만 그만큼 쿨링이 빠르다. 팜레스트 부분은 대체로 쾌적하지만 왼쪽 팜레스트 바로 윗 부분이 대체로 따땃하다. 방풍구가 뒤에 있어서 사용 시 비교적 쾌적하게 쓸 수 있다. 대신 카페같은 곳에서 맞은 편 사람은 고통스러울 수 있다.
4. 키보드
키보드의 경우 ThinkPad
다음으로 괜찮은 키보드인 것 같다. 그동안 겪어왔던 노트북의 키보드 중에서는 ThinkPad의 키보드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특히 7열 키보드. 6열의 키감도 나쁘진 않지만 키 배치가 에러다. 그 다음으로 서피스 타이핑 커버
의 키보드가 마음에 들었었는데, 그것보다는 타이핑하는 맛은 덜하지만 꽉 잡아주는 느낌이다. 키 소음은 크지도 작지도 않다. 개인적으로 텐키를 싫어하기 떄문에 텐키리스 키보드를 선호한다. 15인치임에도 텐키리스 키보드라서 정말 마음에 들었다.
팜레스트의 경우 카본이 씌워져 있는데, 손떼가 뭍지 않아서 좋다. 기름 때도 물티슈로 살살 문지르면 닦인다. 타이핑 할 때도 미끄러지지 않고 느낌이 좋다. 칭찬해.
5. 화면
15인치 FHD Non-Glare IPS 패널이다. XPS 시리즈의 특징인 InfinityEdge
로 베젤이 거의 없어서 상당히 크고 깔끔해 보인다. 실제로는 14인치 노트북 정도의 크기이다. IPS 패널이라 시야각도 좋다. sRGB 100%라고 하는데 나는 큰 차이를 모르겠다. 다른 모니터와 비교한다면 알 수도 있겠지만. 상위 버전으로는 UHD Glare Touch 패널이라고 하는데, 9370 사용기에서도 언급되었지만 Windows에게 UHD는 너무 이르다.
6. 확장성
USB Type-A가 2개나 있고, Full-size HDMI, SD Card Slot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Thunderbolt 3 4-lane
이 있다. 1개뿐이긴 하지만 충분하다. 어차피 지금의 나에게 Thunderbolt는 eGPU
를 위한 포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포트의 신구 조화가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난 아직도 배터리 확인용 버튼이 좀 뜬금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
7. 무게 및 외관
무겁다. 굉장히 무겁다. 최저 무게가 1.8kg이다. 이는 배터리가 52Wh일 경우에 해당하고, 97Wh일 경우 2kg에 육박한다. 15인치 급 노트북 치고는 가벼울 수도 있지만 간만에 노트북을 한손으로 들면서 팔이 부르르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 워낙 크다보니 한손으로 들기에는 힘들 수 있다. 생각보다 크고 육중해서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무릎에 놓고 펼쳐서 사용하기엔 크기가 좀 부담스럽다.
겉은 알루미늄으로 감싸져 있다. 특유의 차가운 느낌이 마음에 든다. DELL로고가 좀 마음에 들진 않지만, 은빛 메탈이 마음에 들어서 참을 수 있다. 마감도 깔끔해서 듬직하다. 두께가 얇지는 않다. 겉보기엔 괜찮지만 막상 집어들면 두께가 느껴진다.
8. 카메라와 지문인식
전작에서부터 카메라 위치는 항상 논란거리였다. 이번에도 외관은 완전히 똑같기 때문에 위치를 욕하지 않을 수 없다. 9370처럼 IR 카메라가 들어간 것도 아니다. LG Gram
처럼 넣을만한 공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최근에 어떤 스마트폰이 앞면에 카메라를 없앤 대신 상단을 누르면 카메라가 튀어나오는 구조로 설계된 것을 보았다. 노트북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문인식 모듈의 인식률은 상당히 좋고 굉장히 빠르다. 9370의 IR카메라를 통한 로그인만큼 빠르다. 그래도 IR카메라가 아쉽긴하다.
9. 고주파음
9370처럼 전면 재설계된 녀석이 아니어서 그런지 XPS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었다. 9570은 9370과는 다르게 내부 설계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 모델의 구조적 결함은 고쳐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고주파음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온 여러 가지 사항 중에서 배터리가 완충되었을 때 나는 것에 대한 차선책으로 DELL 차원에서 실제 설계된 배터리 용량보다 더 적은 상태를 충전 완료라고 지정한 정황이 포착이 되었다. 해외 포럼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이슈가 되었는데 나는 자세히는 모르고 있다.
어쨌든 9370때도 그렇고 확실히 고주파음이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하지만 9370을 인수해갔던 형님의 말로는 고주파가 심하다고 한다;). 아무래도 뽑기를 잘 해서 양품을 받아서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니면 내 방에 전자기기가 하도 많아서 그런 것에 무감각해진 걸지도 모른다.
총평
9370을 크게 만족하면서 썼던 경험에서 모니터만 커진 모델은 과연 어떨지에 대해서 궁금해 하며 구입을 했고, 결과적으로는 기대를 대부분 충족하면서 만족스러운 제품지름이었다. 데스크탑의 벤치마크를 돌려보진 않았지만 아마 성능이 좋을 것이다.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했지만, 발열과 무게가 아쉬웠다. 그리고 200만원이 넘는 제품임에도 사용자가 신경써야할 것이 많다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사실 9370에서도 간접적으로 있긴 했을테지만 크기가 커지면서 성능도 같이 커져(?)서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9570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냐고 물어본다면,
데스크탑 대용으로 쓰면서 주말에 가끔 들고나간다면 추천,
매일 들고 나가야 한다면 비추천한다.
이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이 글을 쓰는데 거의 일주일가량 걸렸다. 시간도 나지 않았고, 집중해서 글을 쓸 시간도 없었다. 요즘 개인 프로젝트에 손을 못대는 이유와도 어느정도 상충한다. 뭔가 이렇게 글을 쓰려고 마음먹다가도 알 수 없는 무기력함귀찮음과 제품에 대해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글로 풀어쓰고자 하니 힘에 겨운 것도 있었다. 글도 써보릇 해야 느는 것
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 잡아 보아야 겠다.
다음 글은 아마 더 이전부터 작성했던 (…) 전동 킥보드 구매/사용기를 써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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