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alRun Prototype Postmortem

|

ServalRun의 Serval

지난 6월 초부터 시작했던 ServalRun의 Prototype이 7월 2827일에 완성했다. 이 Project로 말할 것 같으면 지난 5월 말~6월 초 즈음에 게임 업계로 오고 싶어하는 지인이 있었는데, 그 분이 케모노 프렌즈의 주인공인 서벌을 뜀박질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시작되었다. 평소 런게임은 어떻게 만들까?라는 생각을 해왔던 터라 흥미도 있었고, 서벌을 만든 분은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서 Portfolio를 겸해서 진행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원래는 Prototype 제작 2주, QA 1주, 안정화 및 추가 작업 2주, QA 1주의 총 6주 정도의 일정으로 생각을 했다. Programming을 전담할 나를 포함해서 게임의 전체적인 Graphic을 하실 @everev, 전체적인 기획 및 Level Design을 할 @norong과 함께 만들게 되었다. @ungikim은 일정 감수물주를 해주었다.

일단 위에 언급되었던 일정을 정하기 전에 github에 Repository를 먼저 생성했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git을 처음 써보는 상황에서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을 해주려 노력을 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처음은 아니었다. 첫 회사를 다니던 2016년 11월 경, 사내에 버전 관리를 Asset Server로 하고 있었다. 당시 여러 국가에 서비스를 해야 했고 국가별로 내용이 조금씩 달라졌기 때문에 따로 관리해야하는 상황에서 SVNgit중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Client팀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한 결과 git을 쓰기로 했는데, 문제는 나 이외에 아무도 git을 써본 사람이 없었다. 당시의 나도 20명 가량의 팀에서 git을 써본 적이 당연히 없기 때문에 난감했지만 잘 정착 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비(非)개발자들도 있었기 때문에 쉽게 해보려 했으나 역시나 설명이 부족했고 그 결과로 몸으로 뛰어 다니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렇게 1~2달을 뛰어다니니 다들 적응을 해줘서 나름 성공적(?)으로 정착이 되었다. 어찌되었든 최대한 기본 Role만 설명을 해주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즉시 알려주도록 했다. 역시나 1~2주동안은 열심히 git과 관련한 문제로 바쁘게 지나갔다. 그래도 지난 날의 아픔(?)이 있었기에 쉽게 풀어갔던 것 같다.

6월 초에 모두가 모여서 첫 회의를 했다. Google Chrome에서 볼 수 있는 Offline 시의 공룡 런게임을 따라서 케모노 프렌즈의 특징을 담아서 만들기로 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6주의 일정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Playable Character 1종, Opponent Character 1종, Tile 5종, 배경 3종 등으로 Resource를 구성했다. Map Tool과 Play 가능한 Map 1종도 Prototype에 포함하기로 했다.

ServalRun Prototype 회의록

처음 시작했을 땐 역시나 굉장히 의욕적으로 작업을 진행했지만, 각자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작업할 시간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았다. 일단 나부터 작업이 되지 않아서 다른 사람들의 작업도 지체되는 경우가 많다보니 6주 안으로 도저히 끝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질질 끌려가던 작업이 결국 7월이 되어서도 큰 진전이 없었다. 게임 자체는 간단해서 금방할 것 같았지만 내 나름대로의 욕심이 생겨서 좀 더 정교하게 만드려다 보니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다들 동기부여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다보니 지지부진했던 것도 한 몫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7월에는 큰(?) 행사가 하나 있었다. 바로 3연전이라고 불리우는 내가 속한 그룹의 행사였던 것. 나를 포함해서 7월 28, 29, 30일에 생일이 연달아 있는 것을 함께 챙겨주자는 것과 여름 휴가 시즌이기도 하고 다함께 모여서 놀고 먹는 것을 거의 10년동안 하고 있었다. 우리는 3연전에 맞춰서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달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동기부여가 되니까 작업 속도나 능률이 달라지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생 이후로 하지 않던 버스 코딩까지 시전했다. 출퇴근 시간이 1시간이 조금 넘다보니 출근 시간은 앉기도 힘들어서 어쩔 수 없다고 쳐도 퇴근 시간엔 무조건 앉아서 갈 수 있기 때문에 1시간동안이라도 집중해서 작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게임의 윤곽을 드러낸 것은 3연전의 일주일 전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레벨 디자인을 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고, 버그도 넘쳐났기 때문에 일주일은 한순간에 지나갔다. 얼추 버그를 잡고 레벨 디자인을 시작한 시점이 27일 저녁이었다. 그렇게 한번에 만든 레벨을 1회 테스트하고 빌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 일단 디자인한 본인은 깼다고 해서 점수=돈으로 이벤트를 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127점이 최고 점수였던 것이다. 내가 했을 때에는 시간이 없어서 대충하기도 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굉장히 어려운 게임이었던 것이다 (…) 게다가 WebGL로 만들어서 웹 브라우져가 있다면 어디에서든지 실행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실상은 모바일에서 Input Event를 지원하지 않아서 이름조차 입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3연전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벤트에 참여하지도 못하게 되버렸다. 이벤트가 파행으로 가자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127원을 줄 수는 없어서 그냥 나름의 기준으로 순위를 정해서 스타벅스 1만원 상품권을 지급하는 식으로 마무리했다. 돌이켜보면 폰에서 한번이라도 테스트를 해봤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지만, 출발 당일 새벽까지 버그를 고치면서 빌드하느라 너무나도 지쳐있어서 폰에서의 테스트는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뭔가 굉장히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지금까지 혼자서 이런식으로 개발한 적은 더러 있었지만 졸업 후 회사 이외의 팀에서 이렇게 게임답게(?) 프로토타이핑 해본 것은 비공개 프로젝트 1개 이후로 처음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느끼는 바가 많았다. 먼저 아무리 회사에 나와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꾸준히 억지로라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건이 조성되어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가 넣고 싶어하는 기능이나 그림, 기획이 여럿 있었으나 일정과 작업 범위에 치여 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나만의 프로젝트에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오만한 생각이었다. 개인적인 변명거리긴 하지만 나의 경우엔 마침 해당 기간에 야근하는 날이 많아져서 평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퇴근 길에 버스에서 코딩한다고 쳐도 밤 11시~12시에 하려니 굉장히 피곤했었다. 타이밍이 정말 아쉬웠다. ServalRun을 보면 알겠지만 간단한 런게임이다. 살을 붙일 요소가 생각보다 많이 있어서 퀄리티 업을 좀 더 한다면 충분히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비슷한 작업량을 보이기 위해서는 3연전과 같은 동기부여가 또 필요해보인다.

아쉬웠던 점은 더 많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공감할만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혀튼 실제로 ServalRun Prototype을 해보고 싶다면 이곳에서 체험 가능하다.

일단 이렇게 두서없는 포스트모템을 끝내보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