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끄적끄적...
1.
마지막 포스팅으로부터 약 2~3주 동안 이사와 청소 관련해서 정신없는 나날이 펼쳐져서 11월 7일 정도 되어서야 드디어 집에서 무언가를 해먹을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되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 집이라는 것은 먹고/자고/씻고/싸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요리를 했다는 것은 온전히 내 집이 되었다는 뜻이다. 어쨌든 이사 전 주에 보증 보험 관련해서 변경사항이 있어서 이곳 저곳 알아보느라 똥줄타기도 했었고, 이사 당일에는 전 세입자가 방을 예고한 시간에 빼주지 않아서 예약한 입주 청소 업체가 철수하기도 하는 등의 해프닝이 있었다. 그 덕분에 나는 2주 동안 집안 청소에만 매달리게 되었다. 백수가 아니었으면 청소하는 데 한 달은 걸렸을 것이다 (…) 전문 업체가 약품 써서 5시간동안 하는 일인데 나는 하루 종일 붙들고 5일 동안 해도 안 될 것 같이 더러운 상태라서 하소연 할 곳도 없고 그저 묵묵히 못해도 2년 동안 살 곳이니까 부지런히 청소했다 (…) 사실 입주 청소 업체를 부르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주방과 화장실 때문인데, 역시나 굉장했다. 특히 세탁기와 에어컨 분해 청소는 따로 전문 업체를 따로 예약해서 청소했는데, 세탁기에서 개털과 개껌이 나오는 것까지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비데도 상당해서 결국 원래 쓰려던 돈만큼 소비하게 되었다. 그래도 전문가에게 맡겨서 청소하니 한결 낫다.
2.
10월 말에 실업급여를 타봤다. 10년 동안 일하면서 처음으로 받아봐서 어안이 벙벙하긴 했는데, 이전에 받던 월급에 비하면 작고(?) 소중해서 잘 아껴쓰면서 취업 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차가 늘면서 점점 씀씀이가 같이 늘어서 고정비용이 점점 늘어갔는데, 실업급여를 타면 딱 맞을 정도에 이르러서 어서 재취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왔다. 지지난 포스팅에서 고정비를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결국 전세금을 좀 더 많이 빌려서 남는 돈으로 차량 할부금을 모두 갚았다. 이로써 전체적으론 돈을 더 낸게 되지만 고정비를 크게 줄이는 효과를 가지게 되었다. 어쨌든 나는 장기 수급자에 해당되어 1차에 고용센터로 방문해서 교육을 들었고, 바로 다음 날 8일치 실업급여가 입금되었다. 아마 2차 급여도 받지 않을까 싶다. 일단 개인적인 목표로는 올해 안에 취업을 하는 것인데 좋은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3.
얼추 이사와 청소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으로 입사 지원을 하면서 취업 활동을 시작했다. 확실히 이전보다 내가 들어갈 만한 공고가 많이 줄은 것이 눈에 띄었다. 내가 지원할 수 있는 게임 업계 채용 공고만 스크랩해봤는데 이전에 취업 활동할 때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확실히 업계 전반적으로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지원했던 곳 중에서 분명 서류는 무난히 통과할 것 같았던 (특히 내 이력과 굉장히 잘 맞을 것 같았던) 곳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아무래도 10년 동안 너무 많은 회사를 옮긴 것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관련해서 면접에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지만, 그럴 기회조차 받지 못한 것은 많이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그와중에 오늘의 모 회사와의 커피챗에서는 나의 이력을 인정받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아직 결정은 내리지 못했지만 조금이나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비게임 업계에서 유니티 개발자는 찾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이쪽도 살펴보고 있다. 어찌되었든 이번 달 안으로 뭐든 결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4.
이사 후, 청소를 마무리하고 나서 얼마되지 않은 방 크기에서 배치를 어떻게 할지 가계약을 할 때부터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 오늘의집이라는 서비스에서 도면도를 토대로 3D 모델링으로 생성해주는 도구가 있는데 그걸로 가구 배치를 좀 해봤다. 열심히 짱구를 굴려봤지만 결국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 침대를 창가에 배치하기
- 침대를 방 안쪽에 배치하기
1번을 이사오자마자 배치하고 2주정도 지내봤는데, 처음엔 괜찮았다가 추워지니까 창문에서 한기가 전해져 오는게 느껴졌다. 이중창이라도 한계가 있는진 모르겠지만 안쪽과 기온차이가 2~3도 정도 나는 것으로 봐서는 단열 성능이 그리 좋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결국 2번으로 사흘정도 지내보니 확실히 춥진 않다.
문제는 침대 헤드가 없는 프레임 구조 상 머리 부분이 막힘이 없어서 허전하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조만간 파티션 겸 선반을 구입할 예정이라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헤드를 벽쪽으로 하면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조명이 애매해진다. 나중에야 생각이 바뀔 순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배치를 저렇게 할 경우 요리할 때 냄새가 베이거나 기름이 튈 수도 있는데, 어차피 방이 따로 없어서 냄새는 나고 기름은 덮개를 쓰거나 최대한 몸빵으로 버텨보려 한다 (…)
선반도 그렇고 위의 사진에도 보이지만 블라인드가 있긴 한데, 낮에는 빛이 가감없이 들어와서 여름에 특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야 해가 늦게 뜨니까 그나마 괜찮은데 여름에는 고생할 것 같아서 저 부분을 이전 집처럼 무타공 암막 커튼을 설치해보려 했으나 블라인드와 간섭이 심해서 설치에 실패했다. 지금 드는 생각으로는 드레스룸용 헹거를 구입해서 암막 커튼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 내 생각처럼 딱딱 맞춰서 될지는 모르겠지만 (…) 이사오니까 역시 돈이 추가로 든다.
그밖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난 몇 주 동안은 몸과 마음 둘 다 너무나도 힘들었던 나날이었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겠지 하며 일단 버티고 있다. 이제 싱숭생숭한 거 잊어버리고 이제부터 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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