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ongjin Oh 🖖 Live Lazy And Programming

퇴사 (그리고 기변...)

결국 하고 말았다. 퇴사를… 하지만 이대로 하지 않았다면 정신병에 걸렸을 것 같아서 (그 전에 이미 몸이 망가져버리고 말았다) 5월 24일부로 그만두었다. 일단 좀 쉬면서 몸과 마음을 좀 추스려볼 생각이다. 일단 이렇게 된 원인과 단절해야만 역류성 식도염이라도 고쳐질까 싶어서 지금까지 고생한게 너무 아쉽지만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하고 이번만큼 이렇게 마음이 복잡한 적이 없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많았고, 그 일에 나는 최선을 다했고, 같이 일했던 팀 동료도 좋은 사람들이었다. 회사도… 나쁘진 않았다. 후…

식도염으로 고생했던 3달동안 내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 피크때는 69kg도 찍고 평균 66~67kg를 찍던 내가 지금은 평균 61~62kg고 최저로 60kg대까지 나왔다. 식도염과 더불어서 코로나도 걸리면서 입이 짧아져서 많이 먹지도 못하고, 점심에는 샐러드만 먹고 5월부터 피트니스 복싱을 시작해서 그런가 몸무게와 더불어 뱃살도 굉장히 빠졌다. 68kg 시절엔 32인치짜리 바지를 입었는데, 지금은 30인치를 입어도 헐렁하다 (…) 32인치 바지 입으면 벨트가 없으면 바로 벗을 수 있을 정도; 그간 마음 고생이 너무 심해서 더 그런거 같기도 하다 ㅠ

일단 퇴사하고 아직 1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집에서 쉬면서 멍~하니 있다…고 하기에는 밖에 많이 돌아다녔다. 간만에 게임포켓 오프라인 모임에도 참석하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가지 못했던 친한 동생의 살림집도 가보고, 그 동생의 새로 뽑은 차(BMW iX)도 시승해보고 ㅎㅎ 어째 백수되고서 더 바빠진 것 같다. 원래는 28일에도 나갔어야 했는데, 기상청에서 하도 비 많이 온다고 호들갑을 떨어서 다음에 보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호들갑 떨 만큼 서울에는 비가 그렇게 많이 안와서 또 당했다 (…)

어쨌든 그래서라기엔 뭐하지만, 차를 바꾸기로 결심하고 백수가 되기 전에 여러 차를 시승해보기도 했다. 오늘은 퇴사라를 페이크 제목을 쓰고 지금까지 시승하면서 고민했던 차들을 나열해볼까 한다. 결코 한창 운동하다가 당 떨어져서 컵라면을 허겁지겁 먹고 소화가 안되어서 이시간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 (…)


1. 폴스타2 싱글모터

처음 차를 바꾸기로 마음 먹었던 것은 폴스타2가 나왔을 때였다. 작년 7월에 시승을 했고, 시승 당시에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실내외 디자인은 물론이거니와 승차감도 좋고, 리니어한 가속도 좋았고, 티맵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상당했다. 그러나 마음속에 걸리는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1열에 컵홀더가 1(+1)개라는 것.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았다. 내/외장 다 잘 디자인 해놓고 컵홀더에서 모든 걸 망친 느낌. 서드파티로 컵홀더를 따로 설치할 순 있지만 너무 구질구질한…느낌이었다.

2. 볼보 C40 리차지 트윈모터

백수되던 주에 (그러니까 5월 23일) 시승하게 되었다. XC40은 리어 램프에 방향지시등이 전구 타입이라 패스(…) 애초에 C40 디자인이 너무 이쁘게 잘 나와서 한눈에 반해버렸다. 이 친구는 폴스타2의 모든 장점에 컵홀더도 정상적인 매우 훌륭한 친구였는데, 문제는 이번 달 내에 출고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아니 올해 출고도 장담할 수 없었다. 연식 변경이 이뤄졌는데, 파워트레인이 격변하는 수준이어서 껍데기만 같은 새차였기 때문에… 사실 이 연식변경 모델을 기다려볼까도 했는데, 나는 당장 이번에 바꾸고 싶어서 패스. 그리고 그동안 너무 많이 기다려서 지쳐있기도 했다.

3. BMW iX1 xDrive30 MSP

이 친구는 5월 19일에 시승하게 되었다. 주행 질감이 B모드 기준으로 모델3과 거의 흡사하고 승차감은 훨씬 좋았다. 그리고 내가 원했던 각종 편의 기능(스티어링 열선, HUD, 어라운드뷰, 전동트렁크, 히트펌프, 2열 리클라이닝, 무선 애플 카플레이 등)이 다 있었고, 실주행거리는 내 차와 같거나 더 나가는 수준. 게다가 5월 출고 가능한 차량도 있어서 아는 분을 통해서 계약했다. 외장과 내장 둘 다 같은 블랙으로 했고, MSP 트림으로 선택했다. 보조금이 승인되면 바로 결제하고 인수하기로 했다. 보조금은 지난 수요일에 신청했는데, 모델3 때도 일주일 정도 걸린걸 감안하면 이번 주 화~목 즈음에 진행될 것 같다. 차대번호도 나온 마당이라 진짜 보조금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 모델3 때와는 다르게, 딜러를 끼고 진행하고 있어서 내가 할 일이 별로 없다. 그저 초조하게 일이 처리되길 기다릴뿐 (…) 하지만 가장 큰 할 일이 있었으니…

번외. 헤이딜러 제로로 내차팔기

그렇다. 내 차가 팔려야 iX1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수요일에 헤이딜러 제로를 통해 경매에 올리기 위해서 차량평가사를 불러서 평가를 받고 경매에 들어갔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 경매가 3번째 진행되고 있다. 차량평가사도 테슬라 평가에 대해 경험이 없던 것부터 불안했는데 역시나 일이 제대로 꼬여가고 있다.

현재 헤이딜러에서 2020 모델3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의 평균 시세가 3300~3400으로 나오고 있다. 내 모델3은 향상된 오토파일럿(EAP)을 추가 구매했기 때문에, 적어도 저 가격보다 더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첫 경매에 원하는 가격이 나와서 바로 판매요청을 했는데, 헤이딜러 측에서 전화가 오더니 최고가로 입찰했던 딜러가 롱레인지로 착각하고 입찰을 했다는 것을 알려주며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해당 딜러에 일주일 입찰 금지 패널티를 줬다며 재경매 처리를 하겠다고 하여 그렇게 하라고 했다. 다음 날에 경매에 입찰하던 딜러가 헤이딜러 측에 문의한 것을 나에게 다시 물어보려고 헤이딜러에서 전화가 왔는데, 알고보니 얘네들이 경매를 재등록할 때 내 차에 완전 자율주행(FSD)을 추가 구매한 것으로 올려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똑같은 담당자였는데, 다시 죄송하다면서 재경매해도 되겠냐고 물어보는데 그때 좀 빡쳤다. 나는 하루라도 빨리 제값받고 팔아야 하는데, 이렇게 자꾸 지연되면 상황이 안좋아지기 때문이다. 경매 기간 내내 최상위에 올려주겠다고는 하는데, 그렇다고 입찰가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니까 괜히 더 빡쳤지만 뭐 어쩌겠는가… 알았다 하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2일이 지났는데, 내가 원하는 가격으로 입찰하는 딜러가 없었다.


시승기보다 번외가 더 긴건 정말 빡쳤기 때문… 지난주에 부모님께 기변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어머니께서는 말로 등짝 스매시를 날리셨고(아팠다), 아버지는 허허 좋겠네~ 라며 대신 부러워해주셨다. 나의 차 사랑이 아버지를 닮아서 이해해주시는 듯한 그런 느낌…ㅠㅠ 가장 큰 산(?)을 넘겨서 이제 차만 잘 팔리고 보조금도 5월 안에 승인되어서 결제만 하면 되는 그림이었는데, 산 너머 산이다 (…) 오늘 오후까지 보고 더 안나오면 판매요청을 해버릴 예정이다. 혀튼, 모든 과정이 순조롭다면 6월 1일에 iX1을 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고 후에 다시 포스팅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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