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모든 예비군 훈련이 끝나다!
11월 29일부로 예비군 6년차의 훈련이 끝났다. 그렇다. 나에게 부여되었던 예비군으로서의 의무가 끝났다. 앞으로 7, 8년차에 들어가겠지만 그동안 동원령이라도 떨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더이상 군복을 입을 일이 없어진다. 제발 그럴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인생이라는게 모르는 거다 (…) 나는 항상 2025년 이내에 뭔가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다행히도 큰 일은 없다.
어쨌든, 마지막 예비군 훈련은 평소와 달랐다. 바로 자차가 생겼다는 것.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진작에 차끌고 다닐껄
이 되시겠다. 너무 편하다… 30~40분만에 훈련장에 도착하고 점심에 쉴 때 개꿀이다. 밥먹고 쉴 때 눕지도 못하는 강당(?)에서 피곤한 몸을 어떻게든 편안하게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그냥 차에서 자면 끝. 퇴소할 때도 다들 버스나 택시에 미쳐서 정신이 없다면 그냥 내 갈 길을 가면 된다. 다만 퇴소길은 좀 오래 걸리긴 했다. 1시간은 조금 넘게 걸린 것 같다.
마지막 훈련이라고 생각하니까 뭔가 아쉽기도 하고 총도 더 쏴보고 싶고 복잡미묘했다. 그래도 매번 귀찮게 멀리 금곡까지 불려가는 일이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그런데 사실 이번 예비군 훈련은 아이러니하게도 가고 싶었다. 가고싶을 정도로 회사일이 (이하 생략…) 은 반장난이고 마지막…이라는 단어의 울림이라는 것이 참 그렇다. 다들 게임을 할 때 막판에 집착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하면, 마지막이니까 잘하고 싶다라는 심리가 아닐까 싶기도 하고 ㅎㅎ… 올해부터 점수제로 바뀐 이후 2번의 훈련을 갔었는데 첫 훈련은 점수가 미달이라 조기 퇴소를 하지 못했고 이번에 받은 훈련은 거뜬히 점수를 넘어서 조기 퇴소를 할 수 있었다. 마지막 버프를 받은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번 훈련에서 사실 나는 구멍이었다 (…) 사격빼고는 내가 평균 점수를 깎아먹는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다른 아저씨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느껴지기도 했었지만… 생각보다 평균 점수가 높아서 무난히, 학급에서 두번째로 퇴소했다. 사격도 못했으면 대역죄인이 될 뻔했다;;
예전에는 예비군 훈련 간다고 하면 막 가기 싫어서 밤에 잠도 오지 않고 내가 분대장하게 되면 굉장히 피곤해질거라고 생각이 들면서 갖은 생각이 다 들었었다. 마치 내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고 했을 때 ‘전날에 어찌갈까’, ‘펑크나면 어쩌지’ 하면서 고민해서 잠을 못잤던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될 것 같다 (…) 사실 생각해보면 자차로 출근하는 것이 더 큰일인데 생각보다 걱정없이 지내고 있다. 아무래도 처음 스타트를 잘 끊어서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자전거로 출퇴근했을 때는 처음부터 코스가 좋지 않아서 사고가 날 뻔한적도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게 무의식적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차로 출퇴근했을 때도 사고가 날 뻔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지만서도;; 어쨌든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제는 예비군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게 좋은 것이다.
뭔가 잘 표현은 못하겠지만 시원섭섭한 이 기분… 간간히 총쏘고 싶을 때 사격장이라도 가봐야하나 싶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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