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06 Mar 2021 | 비상사태 퇴직큰일이다.
연초에 세웠던 소소한(?) 계획마저도 이번주에 터진 사건으로 물거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알바했던 곳을 제외하고 6번째 회사였던 여기를 나오게 되었다. 물론 이번에도(…) 자의는 아니다. 회사 사정이 많이 안좋아져버린 것.
다행인지 아닌지 일단 이 회사에 다닌지 1년이 넘어서 퇴직금 그리고 커리어 처음(…)으로 실업급여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나 또 다시 구직 전선에 뛰어드는 것은 결코 달갑지 않다. 2019년 12월에 입사하고 2020년 연초의 소원대로 쭉 다닐 수 있었다. 이는 무려 첫 회사 이후로 처음 1년을 넘게 근무했다는 것. 근데 그게 첫 회사의 근속년수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하게 되었다. 이번만은 아니길 바랬는데… 지난 수요일에 처음 대표님으로부터 그 말을 전해듣고는 겉으로도 티가 많이 났겠으나 속으로도 엄청 쓰렸다. 자차 출근 이후로 술을 계속 찾게 되었으니…
다른 여지가 있기는 한데 현실은 절망적이다. 그래도 월급 밀리기 전에 솔직히 상황을 공유해주신 대표님이 고마웠다. 그렇지 않은 회사 대표들이 태반일터. 나는 아직까진 급여가 밀려본 적을 한번도 없었지만 지인들이나 주변인들로부터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혀튼 현 상황에 대해서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사원에게 공유하는 모습에 울컥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차갑고 쓰라렸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싶었다. 친구들도 어느정도 연차가 쌓이니 더 높은 곳으로, 더 안정적으로 사는데 말이다.
어쨌든… 빠르면 4월부터 백수 시작이다. 목요일에 게임잡 등에 이력서를 공개해두었고, 팀장님으로부터도 자리가 있으면 소개해주겠다는 위로(?)도 전달받았다. 감사하게도 공개하자마자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으나 이제는 시간이 허락하는 한 오래 다닐 수 있는 곳으로 가고싶다. 더이상 면접 자리에서
“정진님은 회사를 왜 이렇게 짧게 다니셨어요?”
“정진님은 회사를 많이 옮기셨네요? 왜죠?”
같은 말을 듣기 싫다. 아무리 면접관이 이해해줘도 짧게 자주 옮긴 이력은 이유를 막론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합격시키기에 꺼림직할 것이기 때문에. 요즘에 IT업계 전반으로 시끌시끌하다. 연봉 인상 광풍(?)이 불었는데, 이게 앞으로 닥칠 내 취업 기상도가 어떻게 나타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여러모로 2021년 1분기부터 매섭다…
근 한 달 간의 공백동안 위에 적은 일 만큼(아니 더 클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충격받았던 일도 있었다. 이제 좀 수습이 되었나 싶었드니만… 전부터 스멀스멀 예상했던 일이 실제로 터지고 나니까 정신을 못차리겠다. 3시까지 데스티니로 도피했다가 자려니까 다시 취업할 생각을 하니 답답해서 이력서를 첨삭하고 아직도 풀리지 않아서 넋두리를 여기에 해봤다… 한숨만 늘어난다 ㅠㅠ…